"직장 내 괴롭힘" 유서 남기고…강북구 공무원 숨진 채 발견
유서 수십 장에 '직장 내 괴롭힘' 호소
올해만 공무원 '10명' 세상 등져
서울 강북구 보건소 공무원이 '직장에서 괴롭힘당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등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올해 들어 공무원 10명이 목숨을 끊었습니다.
왜 이런 죽음이 자꾸 반복되는지 이자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숨진 50대 여성 공무원은 보건소 팀장으로 일했습니다.
지난 1일 '직장에서 괴롭힘당했다'는 유서를 남겼고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사망 공무원 남편 : 직장 상사와 갈등이 있을 거라고만 생각했지, 이렇게 심각한지는 몰랐어요.]
보건직 공무원으로 31년 일했고 유행병 대응팀에 자원할 만큼 적극적이었습니다.
주변 동료들도 "활달한 분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유족들은 지난해부터 갑자기 사람이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사망 공무원 남편 : 아내 의견이 반영돼서 조직 개편이 이뤄졌는데 그 이후로 지속해서 자기를 힘들게 하고…]
유서는 수십 페이지.
일기와 편지, 메모 등 형식도 다양했습니다.
상급자에 대한 원망이 구체적으로 담겼습니다.
[사망 공무원 남편 : 대면해서 말하는 게 가슴이 떨릴 정도로 힘들다. 업무적으로도 사사건건 아주 디테일한 것까지…]
"의견이 달라 부딪힌 게 결과적으로 날 초라하게 만들었다"
"어린 직원들 앞에서 날 비난해 팀을 끌고 갈 수 없게 했다"고 적었습니다.
유족은 소속 구청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했습니다.
[서울 강북구청 관계자 : 직원 어디까지 조사가 되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에 감사 부처에서 조사 위원회 설치하고 할 거고요.]
올해 들어 목숨을 끊은 공무원은 10명째입니다.
민원인의 괴롭힘, 직장 내 갑질 등 각자 이유는 달랐습니다.
하지만 모두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했다는 점은 비슷합니다.
[박중배/전국공무원노조 대변인 : 인력 부족을 많이 호소하고 있고요. 상명하복식 문화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거 같고…]
이제 공무원들 호소에 귀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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