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무협 스타’ 가수 겸 배우 남석훈 별세
1960∼1970년대 영화배우와 감독, 가수로 활동하며 인기를 구가했던 청춘스타 남석훈이 최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5세.
13일 연예계에 따르면 남석훈은 지난 7일에 미국 하와이에서 숨을 거뒀다.
1939년 황남 해주에서 출생한 고인은 악극단 생활을 하던 부모님을 따라 전국을 돌며 자랐고, 고교 졸업 후 가수로 출발했다. 1959년 춘천 미8군 쇼단 조명을 담당하던 당시 무대에 오르기로 했던 여가수 대신 공연에 출연한 것이 가수 활동의 시작이었다.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로 불리기도 했던 그는 1960년대 ‘핫탱거쇼단’과 ‘계수남쇼’에 합류해 본격적인 연예 활동에 나섰고, 1962년 임권택 감독의 ‘두만강아 잘 있거라’에 출연하며 배우로 데뷔했다.
유현목 감독의 ‘푸른 꿈은 빛나리’(1963)를 비롯한 청춘 영화에 주로 출연했고, 영화 출연과 함께 주제가를 직접 부르기도 했다.
첫 정식 음반은 1963년 김기덕 감독의 ‘가정교사’에 출연할 당시 주제가였던 ‘다시 찾은 옛정’을 음반으로 발표한 것이었다. 이후 ‘어딘가 잘못이 되었다’, ‘벌할 수 없는 청춘’, ‘청춘대학’ 등에서 배우 겸 가수로 활약했다.
‘청춘대학’의 주제가 음반 수록곡인 ‘황혼빛 오막살이’는 이후 박양숙에 의해 ‘어부의 노래’라는 이름으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이후 1968년 홍콩으로 진출한 고인은 무술영화 ‘죽음의 다섯 손가락’ 등에 출연했다. 1970년대 들어선 정창화 감독의 ‘철인’(1972), 변장호 감독의 ‘흑나비’(1974), 한국과 홍콩 합작의 ‘흑표객’(1974) 등 무협영화에서 액션 연기를 펼치며 인기를 끌었다.
감독으로 내놓은 첫 번째 연출작은 액션 영화 ‘악명’(1974)이다. 고인이 주연도 맡은 이 영화는 폭력 조직에서 벗어나려고 하다가 비극적 최후를 맞는 남자의 이야기다.
이어 한국과 홍콩의 합작 무협영화 ‘비밀객’(1975), ‘정무문(속)’(1977), ‘소림통천문’(1977)과 가수 김수희가 주연을 맡은 멜로 ‘너무합니다’(1983) 등을 연출했다. 유족으로는 사별한 아내 사이에 둔 1남 1녀가 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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