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황우여 비대위 첫 회의… "거야에 맞서려면 민심 얻어야"

한기호 2024. 5. 1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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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원 전주혜 등 "룰개정"
김용태(가운데)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이 13일 오후 황우여 위원장 체제의 비대위 첫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성일종 신임 사무총장, 오른쪽은 엄태영 신임 비대위원.<국민의힘 홈페이지 사진>
황우여(왼쪽 두번째)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제1차 회의 모두발언에 앞서 추경호(왼쪽) 신임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친윤(親윤석열)계 주류로 분류되는 정점식 신임 정책위의장과 유상범 신임 비대위원.<국민의힘 홈페이지 사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준비할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가 13일 공식 발족한 직후 첫 회의를 열었다. 차기 당대표 경선 룰을 현행 책임당원투표 100%에서 국민여론조사 재포함으로 개정할 여지를 둔 지도부 발언이 잇따라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 초청으로 비대위 차원에서 용산 대통령실과의 당일 만찬을 앞둔 가운데, 친윤(親윤석열)계 주류에서 '불편'해하던 전당대회 룰 개정 문제를 직접 공론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국민께선 우리 당이 하루 빨리 환골탈태하는 쇄신을 마치길 바라고 계신다"며 "조속히 정상화해 전대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당원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당대표를 선출해 국민께 보여야 하겠다. 이 두가지 일을 집중적으로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비대위원은 당헌당규가 부여한 권한을 갖고 우리에게 맡겨진 당무를 잘 처리해 속히 국민께서 바라시는 여당다운 국민의힘이 되도록 모양을 갖추겠다"며 "당은 국민을 보다 가까이에서 모시기 때문에 함께 웃고 함께 울면서 모든 우리 국민들의 모습 그대로를 잘 파악할 수 있다. 이를 대통령실과 정부에 있는 그대로 잘 반영토록 해 '국정운영 전반에 국민의 뜻이 스며들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저는 무엇보다도 우리 당이 유능한 민생정당, 정책정당 면모를 되찾아 국민공감 정당으로 거듭나는 데 혼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비대위가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이 늘 각오를 새로이 하면서 국민 여망에 부응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의석 수가 현저히 모자란 상황에 거대야당에 맞서는 길은 국민의 마음, 신뢰와 지지를 얻는 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비대위 투톱'이 전대 룰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22대 총선 참패를 안긴 국민 여론에 무게를 둔 것이다. 충북권 재선의 엄태영 비대위원은 "이번 비대위는 총선에서 국민께서 주신 회초리 의미를 되새기며 국민 신뢰를 다시 받도록 거듭나기 위한 첫 여정"이라며 "전대 룰 개최 시점에 관해 여러 분들이 많은 관심이 있는 것 같은데 가장 중요한 건 황 위원장 말씀대로 여러 의견을 잘 청취하는 것"이라고 '경청'을 강조했다.

옛 이준석계 출신으로 경기권 초선 당선인이 된 김용태 비대위원은 "국민의힘이 보수정당으로 크고 작은 위기를 겪어 올 때마다 당을 지켜주신 건 다름 아닌 당원분들"이라면서도 "더욱 분명한 건 당은 집권을 목표로 한다. 많은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 집권전략의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민심'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대에서 당이 국민을 향해 열려있음을 보여주는 건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당내에 직접 호소했다.

비례대표 초선으로 서울 강동갑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전주혜 비대위원은 "현재 157명의 (낙선한) 원외위원장들의 카톡방이 있다. 이곳의 다양한 목소리를 비대위에 전달하고 그걸 반영시키는 게 제 역할"이라며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우선 경선 룰과 관련해 원외위원장들은 황 위원장께 의견을 전한 바 있다. 조속히 경선 룰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개정하고 조속히 당대표를 선출하는 절차가 뒤따라야 된다"고 말했다.이들에 비해 친윤계 주류 출신의 주요당직자들은 '민생'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점식 신임 정책위의장은 "무엇보다 민생회복을 위한 체감형 정책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과거가 아닌 미래로 나아가는 정책 대안을 준비하는 데 매진하겠다"며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여당 정책위의장으로서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될 과업들을 책임감있게 추진하겠다"면서 "정부와도 더욱 꼼꼼하게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강원권 재선이 된 유상범 비대위원은 "총선 이후 국민과 당원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씀은 '민생을 제대로 챙겨달라'는 것이었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해 팍팍하고 어려운 민생현장 아우성을 집권여당이 더욱 책임감있게 보듬어달란 주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이 승리의 오만함으로 특검과 탄핵을 외치며 일방적으로 정국을 정쟁의 장으로 몰아가는 상황"이라며 "반목 대신 화합과 통합, 일치단결을 통해 집권여당의 유능함을 되찾도록"하자고 했다.

성일종 신임 사무총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공개 발언을 삼갔다. 다만 성일종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전대 룰 개정 여부 질문에 "추후 저희가 당에서 논의를 거치고 국민과 당원·의원들의 생각을 종합해 추후에 말씀드리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다만 개인 의견을 전제로 "어쨌든 지금 전체적인, 당을 쇄신해야 하는 부분이 있지 않겠나.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의견들을 다 들어보겠다"고 밝혀뒀다.

그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전대 등판론에 관해선 "본인 결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조정훈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총선백서TF(태스크포스)에 관해선 정식 지도부 의결을 거치지 않은 상태였다고 짚는 한편 "백서는 백서대로 가고 전대 일정은 당에 정해진 공식 기구에서 의결된 과정대로"라고 단언했다. 특히 "총선 패배 이유는 이미 국민께서도 당도 다 알고 있다"며 "백서든 어느 부분이든 국민 뜻을 존중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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