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문한 조태열 “이견, 갈등이 되지 않도록”…왕이 “방해 배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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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3일 외교 수장으로서 6년 반 만에 중국 베이징을 공식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 겸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회담했다.
왕 부장은 모두 발언에서 조 장관의 베이징 방문을 환영하며 "한·중 관계가 직면한 어려움과 도전이 눈에 띄게 증가했고, 이는 우리 쌍방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며, 중국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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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부장 “한·중 관계 직면한 도전 양국 이익에 부합 안 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3일 외교 수장으로서 6년 반 만에 중국 베이징을 공식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 겸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회담했다. 조 장관은 “이견이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하자”고 했고, 왕 부장은 “한·중 관계가 직면한 도전은 양국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장관과 왕 부장은 이날 오후 베이징 댜오위타이 영빈관에서 만났다. 조 장관의 베이징 공식 방문은 2017년 11월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이후 한국 외교 수장으로는 6년6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앞서 왕 부장은 지난 2월 조 장관과의 첫 통화에서 그를 베이징으로 초대했다.
이날 두 외교수장은 회담에 앞서 한 모두 발언에서 대화를 통한 갈등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상대국에 대한 날 선 요구도 내놨다. 조 장관은 “북한의 연이은 도발, 그리고 여러 지정학적 갈등,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지역 및 글로벌 차원의 다양한 도전 과제에 양국이 직면해 있는 만큼 양자 관계뿐만 아니라 공동의 도전에도 함께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주의 국가로서 우리는 분명한 원칙과 기준을 바탕으로 사안별, 분야별로 균형 감각을 갖고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 오고 있다”며 “새로운 한중 협력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속도와 규모가 아니라 상호 신뢰 증진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 기반을 다지는 데 더욱 큰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 쪽에 여러 문제에 공동 대응하자고 제안하면서도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로서 원칙과 기준이 있음을 함께 거론하며, 협력의 전제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왕 부장은 모두 발언에서 조 장관의 베이징 방문을 환영하며 “한·중 관계가 직면한 어려움과 도전이 눈에 띄게 증가했고, 이는 우리 쌍방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며, 중국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한국 쪽이 중국과 함께 양국 수교의 초심과 선린우호의 방향을 견지하며, 방해를 배제하고 서로를 향해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그동안 한국이 미국, 일본 등과 지나치게 밀착해 중국과의 관계를 등한시한다고 불만을 표시해 왔는데, 왕 부장이 이날 거론한 ‘방해’는 이런 상황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담에서 두 장관은 경제 문제 등 양국 간 문제를 비롯해 북핵 등 한반도 문제, 북-러 군사협력 등 지역·국제 문제 등 한·중 사이에 놓인 문제 전반을 논의했다. 조 장관은 이날 출국 전 김포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왕 부장과 솔직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겠다”며 “엄중한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양국 관계 증진 방안은 물론 한반도 문제, 지역 글로벌 정세에 관한 전략적인 소통을 활성화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회담 전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삼성, 현대차, 에스케이(SK), 씨제이(CJ) 등 재중 한국 기업 대표 10명과 만나 “한-중 관계의 변화가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며 “다양한 레벨에서 (중국과)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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