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못 가봐서 선택”…의회 국외출장 심사 ‘하나마나’
[KBS 부산] [앵커]
지난 주에 울산시의회의 외유성 출장·연수를 보도해드렸는데요.
국외 출장을 다녀오려면 심사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입니다.
김옥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울산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어제 홍콩·마카오·중국 심천으로 5박 7일간의 공무 국외출장을 떠났습니다.
예산 3천만원을 지원받은 이 출장은 지난달 울산시의회의 적합성 심사를 통과했습니다.
회의록에서 한 심사위원이 "출장지로 왜 홍콩을 정했는지" 묻자 시의원은 "아직 한 번도 가 보지 못해서" 라고 대답합니다.
그러면서 "홍콩이 울산에 접목할 볼거리· 먹거리가 굉장히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합니다.
이 말을 들은 다른 심사위원은 "홍콩, 중국 심천은 규모가 어마어마한 곳"이라며 시의원의 선택을 지지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보고 배워서 울산 시정에 접목하겠다는 건지는 아예 묻지를 않습니다.
[울산시의회 관계자/음성변조 : "심사할 때 안에 내용에 대해서는 저희 들이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거든요…. 있는 그대로 해서 (심사 내용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태국의 국제학교를 방문하는 교육위원회 위원에게는 "국제인증교육기관이 무엇이냐"고 묻습니다.
"우리도 잘 몰라서 간다"고 대답하고는 적합 판정을 받습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가는 산업건설위에는 한 심사위원이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고민해달라"며 심사와 관계없는 엉뚱한 말을 하기도 합니다.
울산시의회 위원회 4곳의 출장 심의는 결국 한 명의 반대 없이 원안 가결됐습니다.
울산시의회 측은 "친분이 있는 사람도 있다 보니 심사 중 자연스레 다른 이야기도 조금 나온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심사위원회에는 외부 인원도 있고, 시의회 내부 공무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심사위원 직책 공개는 의무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울산 동구의회는 5명의 심사위원을 외부 위원으로 꾸리고, 직책도 모두 공개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김근영/그래픽:박서은
김옥천 기자 (hu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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