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심도 명심도 '추미애'…'이재명 한마디'에 의장도 교통정리
선거 과열에 '최다선·연장자' 중점…옅은 '친명' 색채 고려도
당내 일부, '명심 개입' 지적…"의장 경선까지 개입 부적절"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4·10 총선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체제'가 확실하게 자리 잡은 모양새다. 소위 '명심'(이재명의 의중)이 원내대표에 이어 국회의장 경선까지 좌지우지하면서다. 교통정리로 당내 갈등을 최소화해 '단일대오'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과도한 간섭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민주당에 따르면, 의장단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는 16일 진행된다. 다수 후보가 도전장을 냈지만, 현재 6선 고지에 오른 추미애 당선인(경기 하남갑)과 5선 우원식 의원(서울 노원갑) 2파전으로 압축됐다. 하지만 명심이 추 당선인에게 향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첫 여성 국회의장 탄생에 무게가 쏠리는 분위기다.
추 당선인은 '개혁 의장'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당심의 향방도 추 당선인에 쏠려 있다. 그동안 당내 지지층 사이에선 민주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에 대한 반감이 높았다. '여야 협치'를 이유로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을 줄곧 중재 테이블에 올려왔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사활을 걸었던 '채상병 특검법'도 김 의장이 여야 협상을 강조하자, 당내에선 거친 공격이 나왔다.
그러다 보니, 민주당 중심의 강한 추진력이 국회의장의 핵심 요건으로 꼽혔고 추 당선인이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는 당내에서 '추다르크'(프랑스 영웅 소녀 잔다르크+추미애 합성어)로 불릴 정도로 추진력 있는 인사로 꼽힌다.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찰 개혁에 나섰을 뿐 아니라, 15대 대선 당시 '잔다르크 유세단'을 이끌고 대구에서 김대중 대통령 후보 유세에 나선 것은 추진력의 대표적인 사례로 알려졌다.
'추윤(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윤석열 정권 탄생 주역으로 꼽힌 탓에 추 당선인의 추진력은 '양날의 검'으로 평가되지만, 현재 당심은 추 당선인을 향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7~28일 이틀간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의장 선호도를 조사(95% 신뢰수준에 ±3.1%p)한 결과, 추 당선인은 40.3%로 지지를 받았다. 타 후보들이 10%대에도 들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지지인 셈이다. 더욱이 추 당선인은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70.6% 지지까지 받으면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기에 명심까지 쏠리는 것은 과도한 경쟁을 중재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의장 경선은 22대 당선자를 대상으로 치러지는 만큼 '명심 쟁탈전'이 과열됐기 때문이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을 비롯해 이재명 체제에서 1년 8개월간 사무총장을 지낸 조정식 의원 등 최측근들이 이 대표와의 친분을 부각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22대 국회 전반기 원내대표 경선에서 박찬대 의원으로 교통정리된 것과 비교하면, 명심 경쟁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급기야 '이재명 일극체제'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대표 말 한마디에 차렷, 열중쉬어, 복명복창까지 하는 수준의 민주당 행태는 대한민국의 재앙"이라면서 "원내대표도, 국회의장 후보도 이 대표의 입만 바라보는 웃지 못 할 광경"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안에서는 '이재명 연임론'에 군불을 때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명심 경쟁이 연임론에 부정적 인식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의장을 비롯해 원내대표, 당대표까지 '명심'으로 대동단결을 이룰 경우, 여당은 물론 민심도 호의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직접 추 당선인과 접촉해 힘을 실은 것도 후보 간 갈등 중재와 비교적 친명색이 옅은 인사로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국회 관례상 의장은 당내 최다선과 연장자가 선출되는 만큼, 최다선자 중 연장자인 추 당선인이 선출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양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추 당선인은 58년생으로 우원식 의원 보다 한 살 어리지만 6선으로 5선 우 의원 보다 당선 수에서 앞선다.
실제 추 당선인은 이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 대표와 미리미리 여러 차례 깊이 (의장 선출 관련) 얘기를 나눴고, '공연히 과열되다 보니 우려가 많은 것 같고 잘 좀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며 "'국민적 관심이 있는 의장 선거가 있었나, 순리대로 자연스럽게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즉, 이 대표가 과열된 의장 경선을 중재하기 위해 국회 관례에 맞게 추 당선인을 적임자로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경쟁자인 우 의원은 자신도 친명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지만, 추 당선인과 조 의원이 관례에 따라 단일화를 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결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나누듯이 단일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면서 "선수는 단지 관례일 뿐이고, 결선은 당의 총의를 모으는 훨씬 민주적인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현재 당내 교통정리가 적절치 않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당내 일부에서도 당대표의 의중이 국회의장 경선까지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당 관계자는<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시끄럽더라도 투표권자인 의원들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것은 필요한데, 앞으로 (당대표 입김이) 강해진다면 일반적인 비판도 어렵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박수현 당선인(충남 공주·부여·청양)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회의장까지 당심·명심이 개입해 정리되는 것은 역대 처음인 것 같다"며 "물론 당내 후보 결정 과정이지만, 삼권분립의 한 축인 국회의 문제인데 바람직해 보이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장까지 친명 일색이면 되겠나'라고 정리했다는 논리가 썩 이해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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