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장관 회담…중 “수교 초심” 한 “실타래 하나씩 풀자”
한·중 외교장관이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최근 몇 년간 어려움을 겪었던 양국관계 개선과 이달 말 개최를 목표로 조율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 등 현안을 논의했다.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한·중 수교의 초심’을 거론했으며 조태열 외교장관은 “이견이 갈등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며 협력을 해나가자”고 밝혔다.
조 장관과 왕 부장은 이날 오후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만나 회담과 만찬을 진행했다.
두 장관은 모두 공식 회담 모두발언에서 한·중 관계가 직면했던 어려움부터 언급했다. 왕 부장은 “최근 중·한 관계가 직면한 어려움과 도전이 현저히 늘어났다”며 “이는 양측 공동이익에 부합하지 않고 중국 측이 원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왕 부장은 올해가 한·중수교 32주년이라고 언급하며 “한국은 중국과 함께 양국 수교 초심을 고수하고 선린 우호의 방향을 견지하며 호혜협력의 목표를 지킴으로서 방해를 배제하고 서로 마주 보고 간다면 힘을 합쳐 중·한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 발전을 추진하는 데 함께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한국 외교장관이 코로나19 이후에 처음으로 베이징을 방문하는 것이고 또 한·중·일 정상회의를 앞둔 시점에서 이번 방문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방문이 양국 간 얽혀 있는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서 한·중 관계가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도록 물꼬를 트는 첫걸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북한의 연이은 도발, 여러 지정학적 갈등,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지역 및 글로벌 차원의 다양한 도전 과제에 양국이 직면해 있는 만큼 양자 관계뿐만 아니라 공동의 도전에도 함께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공동의 의지와 신뢰를 다지고 향후 협력 방향을 구체화해 나가는 것이 이번 방중의 큰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2008년에 맺은)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며 이를 위해 중국 측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난관이 있더라도 이견이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하는 가운데 협력의 모멘텀을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한·중 협력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속도와 규모가 아니라 상호 신뢰 증진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 기반을 다지는 데 더욱 큰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갈등보다 협력에 초점을 맞춰 작은 일부터 하나씩 착실하게 성과를 쌓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의 이번 방중은 왕 부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한·중 외교장관 만남은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이후 약 6개월 만이며 조 장관 취임 이후로는 처음이다. 한국 외교장관의 베이징 정식 방문은 2017년 11월 강경화 전 장관 이후 6년 6개월 만이다. 이번 방중은 경색 국면에 놓인 한·중 관계 고위급 교류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베이징에 도착했다. 조 장관은 회담에 앞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열고 현지 기업이 겪는 어려움을 언급했다.
조 장관은 간담회에서 “한·중 경제 관계가 과거의 상호 보완적인 파트너에서 경쟁 관계로 바뀌며 우리에게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다만 중국 정부가 최근 한국 기업인들과 접점을 늘려가는 점은 긍정적 요소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조 장관은 “중국은 우리의 중요한 수출시장이자 공급망 파트너인 만큼, 우리 기업들이 중국 내에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외교부 차원에서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나아가 “이번 방문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면서 “조만간 열릴 한·중·일 정상회의를 비롯해 다양한 레벨에서 (중국과) 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조 장관은 이어 ‘중소·벤처기업 지원협의회’ 출범식에 참석해 협의회가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과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든든한 디딤돌이 되어줄 것을 당부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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