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국립” 제주트라우마치유센터…우려 쏟아져
[KBS 제주] [앵커]
제주4·3트라우마센터가 국가 기관으로 전환돼 오는 7월부터 운영을 시작하지만 '무늬만 국립'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출범을 앞두고 행정안전부가 제주에서 설명회를 열었는데, 유족들의 우려가 쏟아졌습니다.
신익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제주4·3평화재단이 지난 4년간 시범 운영해오던 4·3 트라우마센터.
오는 7월 '국립국가폭력트라우마치유센터'로 전환됩니다.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국비 지원과 광주는 본원, 제주는 분원으로 설치되면서 '무늬만 국립'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열린 행정안전부의 설명회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쏟아졌습니다.
4·3 유족들은 제주가 분원으로 설치되면서 기관의 규모나 기능이 축소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양성주/제주4·3희생자유족회 부회장 : "광주는 (5·18) 희생자가 167명이고, 저희가 공식적으로 인정된 사람 14,821명입니다. 100배나 많은 규모의 희생자를 갖고 있는데 왜 여기가 분원으로 돼야 합니까."]
행안부는 제주에 따로 본원을 설치하려면 법률을 바꿔야 한다며 정치권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제주에 본원이 설치되지 않는 것과 기대에 못 미치는 국비 지원을 국회 탓으로 돌리는 듯한 회피성 답변에 대해선 크게 분노했습니다.
[강창옥/4·3 유족 : "본원으로 만들어서 조금 더 나은 여건에서 제주 도민들 치료해 주겠다 이런 말씀을 (해야지.) 국회의원한테 얘기해달라. 여기에 가서 얘기해달라. 그런 답변이 어딨어요."]
행정안전부는 기관 운영에서 본원과 분원의 차이가 없다고 유족들을 달랬습니다.
국비 지원 확대를 위해 기획재정부를 설득하고. 기존 직원들은 채용 과정에서 가점을 부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상민/행정안전부 사회통합지원과장 : "정부가 조금 더 책임감을 갖고 하나하나 사건들에서 조금 더 접근하자. 진실성 있게 접근하자는 취지로 만든 거라서. 어르신들이 생각하는 대로 제주가 분원이어서 홀대 되고 전혀 그런 거 아니고요."]
행안부는 이달에 센터 운영을 종료하고 다음 달 직원 채용 등을 거쳐 7월에 국립센터를 출범할 계획이지만 반쪽 우려는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트라우마치유센터가 무늬만 국립이라는 우려를 씻어내고 4·3의 상처와 고통을 치유하는 기관으로 바로 설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익환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신익환 기자 (si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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