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에 뛴 가계대출… 5.1조원 급증

한은 '4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잔액 1103.6조… 주담대 영향
기업대출도 12조 늘어 증가세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5조원 이상 늘어났다. 지난 3월 전세자금 수요 감소 등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던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꿈틀거리면서 한 달 새 4조5000억원 증가한 영향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 전체의 가계대출 잔액도 3개월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4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전달 대비 5조1000억원 늘어난 110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해 4월 증가 전환한 뒤 증가세를 이어오다 지난 3월 1년 만에 감소했다. 이후 한 달 만에 5조원 이상 증가하며 증가 전환했다.

가계대출의 증가세를 견인해오던 주담대의 증가 폭이 확대된 영향이다.

지난달 주담대는 주택 매매거래 증가,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 은행재원 공급분 확대 등으로 4조5000억원 늘었다. 주택도시기금 재원으로 집행돼 가계대출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았던 디딤돌·버팀목 대출이 4월부터는 은행재원으로 집행됐다. 가계대출 통계에 반영된 주택도시기금은 3월 3000억원에서 4월 2조8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은행자체 주담대 증가폭 역시 같은 기간 2조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기타대출의 경우 신용대출 상환규모 축소, 전월의 부실채권 매·상각 효과 소멸 등으로 지난 3월 2조2000억원 감소에서 지난달 6000억원 증가 전환했다. 금융당국은 4~5월중 연이은 기업공개(IPO) 일정으로 신용대출이 일시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기업대출의 증가세도 이어졌다.

지난달 기업대출은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이어지고 은행들의 기업대출 확대 전략이 지속됨에 따라 11조9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도 전달(+10조4000억원)보다 커졌다. 대기업대출은 배당금 지급 관련 자금 수요, 분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으로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6조5000억원 늘었다. 중소기업대출은 은행들의 대출 영업 강화,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 등으로 5조4000억원 늘며 증가세를 지속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이날 공개한 '2024년 4월중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달 대비 4조1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2월 마이너스(-) 1조9000억원, 3월 -4조9000억원에서 다시 큰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대비로는 1조8000억원 감소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주담대는 4조1000억원 증가했다. 기타대출은 전월 대비 300억원 늘었다. 전달에는 줄었지만 4월에는 증가 전환했다. 은행권 대출이 6000억원 증가해 지표를 밀어올렸다. 제2금융권 기타대출도 감소폭도 6000억원으로 전달(2조8000억원) 대비 축소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총 1조원 줄었다. 3조3000억원 감소했던 전월대비 감소세가 둔화한 것이다. 세부업권별로는 상호금융이 2조1000억원 줄었다. 반면 여전사(6000억원), 저축은행(5000억원), 보험(100억원) 각각 늘었다. 신용대출 위주 증가 전환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리하락에 대한 기대감 지속, 주택시장 회복 가능성 등으로 인해 향후 가계대출 증가세의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가계부채가 경제성장률(GDP) 내로 관리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선·김경렬기자 alread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