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저출생에 꽂혔다

김미경 2024. 5. 1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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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응기획부 이어 수석실 신설
3실장 8수석 체제로 몸집커져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3년차 국정동력을 '저출생 대응'에서 찾고 있다.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에 이어 대통령실에 저출생수석비서관실을 만들도록 지시하며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서는 등 이 문제에 올인할 태세다. 행정안전부는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행정개편을 예고했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윤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저출생수석실 설치 준비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에 맞춰 대통령실 내에도 저출생 문제를 전담할 수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조직 개편을 지시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9일 가진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신설한다는 방침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저출생대응기획부 장관에 사회부총리 역할을 맡기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저출생 문제는 우리가 시간을 두고 진행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이제 거의 국가비상사태라고 할 수 있다"며 "저출생 문제를 각 부처들이 나눠서 맡고 대통령 직속의 위원회가 하고 있는데, 위원회는 아무래도 자문적 성격이 강하고 여기서 무슨 의결을 하고 강제하는 그런 기능이 없다. 그래서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설치해 아주 공격적으로 강력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저출생 문제는 국가의 지속 가능성이 달린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라며 "기존 수석실 내에서 저출생 문제를 담당할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국가가 지금 (저출생 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수석실을 따로 만들어서 전담하게 하는 것이 더 낫겠다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아직 구체적인 조직개편안 윤곽을 잡고 있는 것은 아니다. 윤 대통령의 지시가 막 떨어진 상황이라 각계 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적임자를 찾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저출생수석실을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직제는 최근 민정수석이 신설되면 3실장(비서실·정책실·국가안보실) 7수석(정무·홍보·시민사회·경제·사회·과학기술·민정)체제를 갖췄다. 저출생수석실이 신설되면 3실장 8수석로 몸집이 커진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저출생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 중 하나로 수석실을 만들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언제까지 모든 걸 마무리하겠다는 계획표가 나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비공개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저출생부를 전담할 새 수석실의 필요성을 논의하고 결정했다. 현재 대통실 편제로는 사회수석실이 저출생 업무를 담당하지만 이미 많은 업무를 맡고 있는 사회수석실이 저출생 업무를 병행하는 것은 효율상 좋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저출생 문제를 맡을 수석과 비서관으로 누가 좋을지 많이 검토하고 이야기해보자고 했다"고 전했다.

저출생수석실이 신설되면 저출생대응기획부 설립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인 12일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비공개 고위 당정 협의회에서 정부와 여당, 대통령실 참석자들은 저출생부 신설에 힘을 모으고 야당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저출생 문제를 관할할 부처 신설은 지난 4·10 총선에서 여야가 공통으로 내놓은 공약이라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저출생 문제를 전담하는 부를 만들겠다는 계획에 찬성한다"며 "야당으로서 협조할 일이 있을지, 정부·여당과 함께할 부분이 있는지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정부도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등 국가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행정체제 개편 방향이 정부 차원에서 본격 논의된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이를 논의하기 위한 '미래지향적 행정체제 개편 자문위원회'(이하 미래위)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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