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 없애는 대신…될만한 R&D에 예산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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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 중인 연구개발(R&D) 시스템 개편안은 국가 R&D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범부처 성격의 정부 위원회가 추린 주요 R&D 산업을 중심으로 예산을 편성해 국가 기술 경쟁력을 빠르게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R&D 시스템 개편안은 혁신본부가 예산을 배분하는 과정에 기술자문회의뿐 아니라 기술 분야별 정부 위원회도 참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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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산업 R&D '선택과 집중'
혁신본부가 예산 배분·조정 때
분야별 정부 위원회 모두 참여
"시행 부처 간 소통과 협업 강화"
바이오헬스혁신위·양자전략위
'대통령 직속'으로 격상안 검토
정부가 추진 중인 연구개발(R&D) 시스템 개편안은 국가 R&D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범부처 성격의 정부 위원회가 추린 주요 R&D 산업을 중심으로 예산을 편성해 국가 기술 경쟁력을 빠르게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들 산업을 비롯해 첨단 분야에 R&D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면제를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략적으로 지원할 R&D 추려 예산 편성
현재 국가 R&D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과학기술혁신본부가 편성과 심의를 담당한다. 각 부처가 필요한 R&D 사업을 과기정통부와 기획재정부에 전달하면 혁신본부가 예산을 배분하는 구조다. 이때 R&D 심의는 대통령 자문 기관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 속한 기술 분야별 전문위원이 맡는다.
정부가 추진하는 R&D 시스템 개편안은 혁신본부가 예산을 배분하는 과정에 기술자문회의뿐 아니라 기술 분야별 정부 위원회도 참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양자전략위원회,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 국가인공지능위원회, 국가우주위원회 등을 설치하거나 지위를 높였다. 핵심 기술에 범국가적 역량을 집중한다는 취지에서다. 정부는 이들 위원회를 R&D 편성 과정에 참여시켜 추진이 시급한 R&D 사업을 중심으로 범정부 지원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R&D 심의 과정에서 R&D 시행 부처 간 소통과 협업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총리실 산하에 있는 바이오헬스혁신위, 양자전략위를 대통령 직속으로 격상하는 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인공지능위는 다음달 출범을 앞두고 있고, 국가우주위는 지난 1월 위원장이 국무총리에서 대통령으로 격상됐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국가 핵심 기술과 관련한 위원회 회의를 직접 주재함으로써 R&D 선정뿐 아니라 예산 편성까지 이어지도록 국가 기술 양성에 신경 쓰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R&D 예타 면제 가닥
정부의 ‘R&D 예타 폐지’도 국가 핵심 기술 양성에 속도를 내겠다는 정부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예타는 500억원 이상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에 경제성을 평가하는 제도다. 그간 과학기술계에선 예타를 통과하는 데 길게는 수년이 소요되다 보니 R&D 예타가 글로벌 경쟁의 걸림돌이란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8년간 9960억원을 투자하는 ‘양자 과학기술 플래그십 프로젝트 사업’은 2022년 예타를 신청했지만 아직 결과를 받지 못했다.
다만 R&D 통합 심의는 예산 편성 권한에 관한 제도이다 보니 일부 부처에서 반발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R&D 시스템 개편안은 부처 간 이견이 적지 않아 이번 재정전략회의에서 구체적인 방식이 발표되지 않고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년도 정부 예산 편성 과정에서도 범부처 협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첫머리발언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은 범부처 협업을 대폭 강화해 개별 부처가 아니라 국민 입장에서 편성하겠다”며 “저출생 대응, 청년 지원, 첨단·전략산업 인력 양성 등 주요 투자 과제를 중심으로 부처 간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수요자인 국민 관점에서 정부 과제에 예산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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