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난타전…"의대증원 근거 경악" vs "재판 방해 유감"(종합)
"거수기에 불과" vs "4000명까지 증원 조사 결과도 있었다"
(서울=뉴스1) 강승지 김규빈 기자 = 의대증원 집행정지에 대한 법원의 결정을 앞두고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13일 양측은 정부가 법원에 제출한 의대증원 근거자료를 두고 하루종일 날선 공방을 벌였다.
이병철 법무법인 찬종 변호사는 이날 오전 정부가 2000명 의대증원 근거로 결정한 연구와 2000명 증원 규모를 최종 결정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록 등 총 49건의 자료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병철 변호사는 의대증원·배분 효력을 멈춰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집행정지를 제기한 의대생과 교수, 전공의들의 법률 대리인이다.
정부는 지난 10일 의대증원 관련 집행정지 항고심을 심리 중인 서울고법에 자료 47건과 별도 참고자료 2건을 냈다. 의대 입학정원 확정 절차, 2000명 증원 근거 등 재판부 요구에 따른 제출이다.
이 변호사는 정부가 낸 자료 대부분이 언론보도나 보도자료, 공개된 보고서, 시민단체 성명 등 이미 알려진 것들이라며 "정부는 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정부와 의료계 간 거친 공방이 오간 자료는 보정심 회의록과 산하 위원회 회의 결과다. 정부는 2월 6일 2000명 증원 결정 직전에 보정심을 개최해 위원들 동의를 받은 바 있다.
회의에는 전체 위원 25명(위원장 포함) 중 대한의사협회와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를 제외한 23명이 참석했는데, 이 가운데 19명이 2000명 증원에 찬성했다.
당시 2000명 의대증원에 반대한 4명의 위원은 "굉장히 충격이다", "솔직히 너무 많다",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회의록에 나와 있다.
한 보정심 위원은 "대규모로 늘리면 폐교된 서남의대를 20개 이상 만드는 것과 같은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면서 "사회가 감당할 증원 범위를 분명히 벗어났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이날 "보정심이 만장일치로 의결하는 방식이 아니다"라며 "논의 끝에 2000명 증원에 이견이 없음을 확인해 최종 의결됐다"고 설명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대한의학회는 이날 서울 용산 의협 회관에서 '의대입학정원 증원의 근거 및 과정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2000명 증원에 대해 협의는커녕, 근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연세대 의대 교수)은 "검증을 하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수천 장의 근거 자료가 있다는 정부의 주장은 기존 보고서 3개를 인용한 주장 외에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3문장이면 끝나는 근거가 다였다"며 "(2000명은) 2월 6일 보정심이 끝난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유일하게 언급돼 있었다"고 꼬집었다.
김 회장은 또 "도대체 어디서 나온 객관적 근거에 기반한 숫자인가. 국가의 중요한 대계는 주술의 영역이 아니다"라며 "보정심 회의는 단순한 거수기 역할을 하는 곳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증원 시기와 규모, 방법 등은 정책적인 결정 사항"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2035년 (의사) 1만명 부족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의 결정"이라며 "5년간 2000명씩 나오면 1만명 채울 수 있겠다고 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도 이날 오후 교육부와 공동브리핑을 갖고 "내부 회의를 하면서 의사결정 과정을 거쳤다"며 "정책 사항의 최종 의사 결정은 보정심에서 의결됐다"고 언급했다.
복지부는 보도자료를 내 "위원들 중 '최소 3000명 증원이 필요하다', '수급 상황에 따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해 조정하자', '2000명 증원에 대응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의견 등이 있었다"고 했다. 전 실장은 "(의대 증원에 대해) 객관적인 의견들을 듣고, 각 대학별을 상대로 (계획을) 수정하지 않고 증원할 수 있는 규모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해왔다"며 "(증원 숫자로) 제일 적은 게 2151명이었고, 5년 정도 시간을 두면 4000명까지 증원을 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도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 변호사와 전의교협 측이 정부 자료를 공개한 데 대해 이날 "여론전을 통해서 재판부를 압박해 공정한 재판을 방해하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박 차관은 "이번주까지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으면 전문의 자격 취득 시기가 1년 지연될 수 있다"면서 전공의들에게 하루빨리 환자 곁으로 돌아와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 사태 방지책으로 일부 대학이 건의한 의사 국가고시 연기에 대해 전병왕 복지부 실장은 "교육부와 협의하며 검토하겠다"고 말했고 교육부 측도 "의대로부터 요청이 있었다. 복지부와 협의하겠다"고 언급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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