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반전시위 폄하? "중동 역사를 모른다"

김서연 기자 2024. 5. 1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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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인터뷰 (출처=MSNBC 유튜브 채널)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가자지구 전쟁에 항의하는 대학생들은 “중동 역사를 잘 모른다”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9일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시위대가 “중동 역사 전반은 물론 세계사와 심지어 미국의 역사도 잘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이 SNS를 통해 퍼뜨리는 많은 선정적인 정보는 "사실이 아니고 맥락도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000년 캠프데이비드 협상이 실패한 건 팔레스타인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두 국가 해법'을 제안했지만, 팔레스타인은 하마스의 보복이 두려워 거절했다는 설명입니다. 협의가 이루어졌다면 팔레스타인 국가는 이미 존재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이게 “역사상 가장 큰 비극 중 하나”라고 강조했습니다.

반전 시위를 깎아내리는 듯한 이런 발언은 곧바로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방송 직후 소셜미디어 엑스에는 클린턴 전 장관이 "시민들의 지식수준을 모욕했다"며 "그 어떤 지식도 1만 3천여 명 아이들의 희생을 용납할 수는 없다"는 글 등이 게시됐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인터뷰 댓글 (출처=엑스)

같은 당내에서도 비판이 불거졌는데요. 크리스 밴홀른 민주당 상원의원은 12일 CBS 방송 인터뷰에서 “힐러리 전 장관은 가자지구의 끔찍한 인도주의적 위기와 수많은 민간인 사망자에 대한 학생들의 우려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시위대에게 표현의 자유와 반유대주의로부터 안전한 캠퍼스를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팔레스타인인 대량 살상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각이란 지적도 나왔습니다. 캠프데이비드 협상 결렬에 대한 책임을 팔레스타인에만 떠넘기려는 해석이란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친 이스라엘 노선을 뚜렷하게 밝혀 온 클린턴 전 장관은 과거에도 비슷한 공격을 받은 바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컬럼비아 대학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강의를 거부하는 학생들이 강의실을 대거 빠져나가는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 4월 웨슬리 대학에서는 행사에 참석한 클린턴 전 장관을 향해 '가장 사랑받는 전범'이라는 팸플릿이 돌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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