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IRA 보조금 6천억 실제 손에 들어오는 건 올해 말…자금난 LG엔솔·SK온 매각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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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차전지 업계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아이알에이) 보조금을 받을 권리를 제3자에게 매각하고 나섰다.
엘지(LG)에너지솔루션(엘지엔솔)은 지난해 발생한 보조금 권리 중 일부를 매각했으며, 에스케이(SK)온도 양도를 검토 중이다.
엘지엔솔·에스케이온이 제값보다 할인을 해서라도 보조금 권리를 매각하고 나선 건 당장 쓸 현금이 부족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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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차전지 업계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아이알에이) 보조금을 받을 권리를 제3자에게 매각하고 나섰다. 엘지(LG)에너지솔루션(엘지엔솔)은 지난해 발생한 보조금 권리 중 일부를 매각했으며, 에스케이(SK)온도 양도를 검토 중이다. 보조금이 실제 손에 들어올 때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터라 권리를 넘겨 조기 현금화에 나선 것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자금 보릿고개를 겪고 있는 업체들이 꺼내든 강구책이다.
13일 배터리 업계 관계자들 말을 종합하면 엘지엔솔은 지난해 발생한 미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6768억원에 대한 권리를 일부 다른 회사에 넘겼으며, 나머지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엘지엔솔 관계자는 “보조금 양도 여부는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총 6170억원의 보조금을 받을 권리가 생긴 에스케이온도 양도를 고민 중이다. 에스케이온 관계자는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 유동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기업은 아이알에이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세액공제 외에 현금 환급, 다른 납세자에게 현금을 받고 권리 양도 등이 가능하다. 미국에는 보조금 권리를 사고 파는 시장이 형성돼 있는데, 조기 매각 때 할인율이 적용되기도 한다.
엘지엔솔·에스케이온이 제값보다 할인을 해서라도 보조금 권리를 매각하고 나선 건 당장 쓸 현금이 부족해서다. 각 업체는 분기마다 배터리를 납품한 뒤 미 보조금 예상치를 계산해 회계상 영업이익에 반영한다. 그러나 실제 미국 정부가 돈을 지급하는 시기는 그 다음해 10월께(1년분 지급)다. 두 업체는 아이알에이 시행으로 지난해 6천억원씩 보조금이 생겼지만, 실질적으로 돈을 받은 건 아직 없다는 얘기다. 올 연말이 돼야 보조금이 들어온다.
엘지엔솔과 에스케이온은 올해 계획한 설비투자(CAPEX) 규모만 각각 약 10조원, 7조5천억원에 이른다. 수주한 물량을 납품하기 위한 공장 증설에 수조원 투자는 계속되고 있는 반면 엘지엔솔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 대비 53.5% 감소했다. 에스케이온도 10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하는 등 돈을 벌어 투자금을 마련하기가 빠듯한 형편이다. 에스케이온은 미국 에너지부(DOE) 정책자금 대출, 현대자동차 합작 투자 관련 2조원 차입, 미 보조금 매각 등으로 자금을 전방위적으로 구하고 있다. 엘지엔솔은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선 상태다.
그동안 차입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온 업체들이 실적 악화로 현금이 더 떨어지자 보조금 유동화까지 눈을 돌린 모양새다. 고금리 장기화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자금을 차입할 때 금리가 높기 때문에 할인이 들어가도 보조금 권리 매각으로 현금을 마련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엘지엔솔은 북미 합작공장 파트너인 제너럴모터스(GM)에게서 보조금 공유 압박까지 받고 있다. 지난해 엘지엔솔 사업보고서를 보면, 얼티엄셀즈(엘지엔솔·지엠 합작사)는 비지배지분(지엠)에 배당금 1973억5500만원을 지급했다. 엘지엔솔이 보조금 권리를 매각한 뒤 배당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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