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 “위해제품 차단 노력할 것”…공정위와 자율협약 체결

해외 플랫폼 기업과 ‘자율협약’ 체결은 처음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국소비자연맹에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알리·테무와 ‘자율 제품안전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퀸 선 웨일코 코리아(테무 한국법인) 대표,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레이 장 알리 코리아 대표. 공정위 제공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의 판매 물품 안전성 문제가 계속해서 도마 위에 오르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소비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이들 기업과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정부의 위해제품 정보를 기반으로 알리와 테무가 자체 모니터링은 물론 외부 감독을 받고, 이를 통해 위해제품 차단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게 골자다.

13일 오후 공정위는 서울 용산구 한국소비자연맹에서 알리·테무와 ‘자율 제품안전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과 레이 장 알리 코리아 대표, 퀸 선 웨일코 코리아(테무 한국법인) 대표 등이 참석했다. 공정위는 “최근 관세청, 서울시 등이 알리·테무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 제품 등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실시한 결과, 해당 제품에서 인체에 유해한 다량의 물질이 검출됨에 따라 소비자 안전이 심각한 위협을 받는 상황임을 감안하여 신속하게 알리·테무 플랫폼 사업자와 자율협약을 체결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서울시는 알리와 테무에서 파는 어린이 장난감 ‘슬라임’(액체점토)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과 붕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에도 관세청은 알리와 테무가 판매하는 초저가 어린이 제품에서 국내 안전 기준치를 많게는 3000배까지 초과하는 유해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공정위가 알리·테무와 체결한 ‘해외 온라인 플랫폼 자율 제품안전 협약서’를 보면, 알리·테무는 정부가 제공하는 위해제품 정보를 기반으로 모니터링하고, 위해제품 유통·판매를 차단 또는 제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정부 등 및 입점업체와 협력해 소비자에게 위해제품의 리콜이나 시정조치 관련 정보를 제공”하며, “제품 안전 관련 정보 및 링크, 법령 등을 게시하거나 공지”하는 내용 등도 이번 협약에 포함됐다.

공정위가 알리·테무와 체결한 ‘해외 온라인 플랫폼 자율 제품안전 협약서’. 공정위 제공

다만, 법적 구속력 없는 자율협약으로 위해제품 차단을 위해 알리·테무가 내부 모니터링을 어떤 기준으로 진행하겠다는 것인지 등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자율적인 협약을 통해 위해제품 판매 차단 시스템을 급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어 이번 협약식을 진행하게 됐다”며 “현재 제정 추진 중인 소비자안전기본법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퀸 선 웨일코 코리아(테무 한국법인) 대표는 “위해제품이 발견된 경우 테무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비교적 완전한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며 “한국 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한국 관련 법을 준수하는 걸 (테무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레이 장 알리 코리아 대표는 “알리는 소비자 경험을 중시하고 있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한국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해외 직접구매 소비자들에게 90일 환불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피해가 발생한 경우 상황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고, 즉각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