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中전기차 관세 올리면 韓 이익…부품 관세는 韓 손해”

美 USITC 분석…中전기차에 20% 관세부과시
美 13.6%·韓 10.0%, 日4.6% 수출↑ 효과

지난 4월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오토차이나 모터쇼에서 비야디 관계자가 자사의 새 차량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전세계 모든 국가가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올릴 경우 한국에 이익이지만, 관세가 전기차 부품을 겨냥하면 한국이 손해라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USITC가 이달 발표한 연구 보고서는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한국과 세계 나머지 국가들이 중국산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의 관세를 20% 인상한다고 가정하면 이들 국가에 대한 중국의 수출이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중국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수출 감소량을 지역별로 보면 일본 59.6%, 한국 60.2%, 미국 62.9%, EU 53.4%, 기타 나머지 국가 60.3%로 나타났다. 중국의 수출 감소는 다른 국가의 수출 증가로 이어지는데, 미국의 친환경차 수출이 13.6% 늘면서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고, 한국(10.0%), EU(7.8%), 일본(4.6%)이 그 뒤를 이었다. 이 경우 수출 증가 덕분에 일본(4.6%), 한국(7.5%), 미국(6.5%), EU(7.8%)의 국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생산이 늘었다.

생산이 증가하면 이들 국가의 전기차 부품 생산이 2.0∼2.9% 증가하고, 이들 국가의 중국산 전기차 부품 수입도 1.6∼4.0%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이 같은 변화의 거시경제 효과를 추산한 결과 중국 소비자의 복지가 26억 달러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일본은 1억2500만 달러, 한국은 1억7300만 달러, 미국은 7억900만 달러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세계 모든 국가가 중국산 전기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20% 올리는 시나리오도 가정했는데 이 경우 중국의 전기차 부품 수출이 23.9% 감소했다. 반면 다른 국가들의 전기차 부품 생산이 크게 늘었는데 증가율은 일본 23.1%, 한국 37.9%, 미국 22.1%, EU 43.8%로 집계됐다.

다만 중국산 부품 관세가 다른 국가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국가별로 달랐다. 일본과 미국에서는 전기차 생산이 각각 2.7%, 1.9% 증가하지만, 한국과 EU에서는 각각 4.1%, 11.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전기차 부품 수출이 줄면서 중국 내 전기차 생산에 사용하는 중국산 부품의 가격이 낮아졌고, 이는 전기차 수출 가격을 0.06% 내린다는 것이다. 반면 다른 국가들의 전기차 수출 가격은 부품 수입 비용이 늘면서 증가(일본 1.8%, 한국 3.6%, 미국 2.0%, EU 4.8%)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그 결과 중국의 전기차 수출이 탄력을 받는데 지역별 수출 증가율을 보면 일본 19.3%, 한국 20.0%, 미국 18.0%, EU 13.5%다.

박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