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개혁 뒷걸음질 안돼… 신외감법, 반드시 지켜내겠다"[47대 한국공인회계사 회장 후보를 만나다]
회계개혁 앞장선 신외감법 발의자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 풀어내려면
대외협상력 갖춘 수장의 역할 중요
"법안 정착 속도내 한공회 위상 제고" 끝>
제47대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후보로 나선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도, 표준감사시간제로 요약되는 신외감법을 발의한 주인공이다.
최 전 의원은 13일 신외감법의 정착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법안을 주도해 발의하고 통과시킨 입장에서 법의 퇴색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공인회계사회의 수장은 신외감법의 후퇴를 막을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전 의원은 지난 2017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평가한 회계투명성 조사에서 66등으로 꼴찌를 한 점을 언급하며, 신외감법의 취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규모로 따지면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다. 양적 지표가 10위이면 질적 지표도 10위권이어야 한다. 하지만 질적 지표 중에서도 기업 신뢰도로 꼽히는 회계 투명성 지표는 전 세계 꼴찌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신외감법 정착과 함께 공론화해야 하는 이슈로 부자감세로 대표되는 '상속증여세율'을 꼽았다. 최 전 의원은 "뭇매를 맞을 수 있는 탓에 어떤 정치인도 공론화를 꺼리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너무 높은 상속증여세율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최 전 의원은 "신외감법은 기업의 투명성이 올라가 기업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진다"면서 "기업 경쟁력이 높아지면 주주도, 채권자도, 정부도 이익"이라고 전했다.
그는 기업의 가치가 올라가면 대주주 이익으로 연결돼야 하는데 그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외려 불안해 할 수 있다는 점을 들면서 "상속증여세율이 너무 높다"고 비판했다. 최 전 의원은 "기업가치가 올라가면 상속증여세 비용이 올라간다"면서 "우리 기업의 한계"라고 짚었다. 기업가치를 올릴 수 있는 신외감법을 대주주들이 반대하는 이유다.
신외감법을 뒤흔드는 의견은 대주주에 해당하는 경영자를 통해 정치권에 의견이 전달되고, 결국 신외감법이 기업 규제로 인식이 된다는 것이다. 대주주의 입장이 기업의 입장에 좋은 것인 지, 대주주 개인에게 좋은 것인 지를 따져 봐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2, 3세 경영을 하면 할수록 세금(상속증여세)으로 돈이 다 나가면서 기업들이 힘들어지는 구조인 점에 주목했다. 일본은 5대, 6대 기업이 나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상속재산이 30억원을 넘을 경우 상속세 최고세율 50%에 최대주주 할증을 고려, 최대 65%의 상속세율이 적용된다. 최 전 의원은 "65% 과세하면 우리나라 기업이 오래 갈 수 없다"면서 "해외 기업들이 한국으로 오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나이(70대)에 대해 최 전 의원은 "노련미와 대외 협상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장점이 더 크다"고 반박했다. 실무 경험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실무 능력을 갖춘 부회장 등을 조력자로 세울 것'이라는 말로 대응했다.
무엇보다 그는 정부와 정치권, 기업과 학계 간에 '얽히고 설킨' 폭 넓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한공회장의 대외협상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회계업계에서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와 표준감사시간제를 지켜줄 수 있는 후보에 표를 몰아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최 전의원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온 최 전 의원은 1971년 회계사 시험에 합격했고, 1982년부터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로서 후학을 양성했다. 지난 20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 현행 신외감법을 발의하고 통과시켰다.
한편 차기 한공회장은 다음달 19일 정기총회에서 투표로 선출된다. 차기 회장에는 나철호 재정회계법인 대표와 이정희 딜로이트안진 회장,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가나다순)이 출사표를 던졌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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