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집권 3년차 첫 지시는 '저출생수석' 신설…왜?
집권 3년 차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윤석열 대통령의 첫 지시는 '저출생수석실' 신설이다. 여소야대 정국을 민생 최우선의 정책 방향으로 돌파하겠다고 밝혀온 만큼 국가의 존망이 걸린 저출생 문제 등을 전면에 내걸고 민심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13일 오전 수석비서관회의(대수비)를 주재하고 "저출생수석실 설치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10일 취임 2주년을 지나고 3년 차 국정운영을 시작하는 첫날의 의미도 담겼다. 윤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10일 공석이던 시민사회수석을 임명하면서 '3실장(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실장) 7수석(정무·민정·시민사회·홍보·경제·사회·과학기술)' 체제를 새롭게 꾸리고 이날 첫 대수비 회의를 열었다.
저출생수석 신설은 단지 7수석을 8수석으로 늘리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저출생 문제는 국민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시급한 현안이기 때문이다. 앞서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부총리급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설치하고 대통령실에도 이를 전담할 수석을 만드는 건 국가적 이슈 대처에서 국민 체감도를 높이고 야당의 협조를 끌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도 국회를 향해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에 적극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민생 중심의 정책 추진 방침은 이날 총리 주례회동에서도 강조됐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을 갖고 "수출, 성장, 고용 등 최근 경제지표의 개선이 체감하는 민생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했다.
경제 성장을 민생경제의 회복으로 연결 짓는 것과 함께 방점을 찍는 건 소통 강화다. 민심 수렴 기능 확충을 명분으로 민정수석실을 신설하고 이용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 출신 정치인들로 정무수석실을 재편하려는 것 또한 큰 틀에서 소통 강화 차원이다.
민생경제의 회복을 체감토록 하는 정책도 소통에서 나온다고 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2기 성과보고회에서는 "양극화와 사회적 갈등을 극복하고 국민통합을 이뤄내는 가장 중요한 기반은 결국 성장"이라면서도 "정부 정책이 민생 현장에서 실제 어떻게 작동하는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은 없는지 정책과 현장의 불일치와 시차는 없는지를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논란이 확산하는 네이버 라인 사태에 대통령실이 적극적으로 입장을 낸 것도 눈에 띈다. 성태윤 정책실장은 브리핑을 열고 "정부는 지금까지 네이버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해 정부 대응에 반영해왔다"고 밝혔다. 그동안 네이버가 우리 정부에 구체적인 요청이나 입장을 내놓지 않아서 도와주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사건 초기부터 네이버는 물론 일본 정부와 대화하면서 개입해왔는데도 마치 정부가 수수방관하는 듯한 인식이 생기고 야권의 공세가 이어지자 여론의 기류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의 이 같은 움직임은 결국 민심을 잡지 못하면 3년의 남은 임기 동안 정상적 국정운영이 힘들어진다는 판단에서 비롯된다. 제22대 국회가 개원도 하기 전에 거대 야당의 초선 당선인들이 천막농성을 시작하는 등 힘 자랑에 나선 가운데 정부로서는 여론의 뒷받침 없이는 정책 추진이 더욱 어려워졌다.
다만 여론을 의식하되 자유민주주의 질서와 원칙은 지키겠다는 입장은 그대로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전국민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지급을 위한 특별법안 추진을 거론하자 "반헌법적"이라며 반대하는 게 대표적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예산 편성권은 행정부 관할이라는 것은 모두가 다 아는 문제이고 헌법에도 그렇게 나와 있다"며 "입법부가 예산 편성까지 해버리겠다는 발상 자체는 반헌법적"이라고 했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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