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입장] 선수협, 'ABS 관련' KBO에 5가지 공식 질의, KBO의 답변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13일 "2024 KBO 리그에 ABS가 도입된 지 약 2개월 만에 KBO와 처음으로 소통을 시작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올 시즌 ABS가 전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야구 팬들은 크게 환호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 구장에서 두 팀이 똑같은 스트라이크 존을 놓고 경기를 펼치기에 매우 공정하다", "심판과 감정 소모가 사라져서 좋다", "경기 속도가 빨라져서 좋다", "선수도, 팬들도, 심판도 좋다", "이제는 ABS 시대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등의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 직접 ABS를 경험하는 선수들의 반응은 다소 온도 차가 있었다. 먼저 선수협은 "선수협이 일방적인 통보로 도입된 ABS와 관련해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으며 국내 선수들이 최대한 직접 경험해 본 후 선수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세계적인 흐름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KBO에 힘을 실어 선진화된 프로야구 환경을 조성하고 팬들에게 환영받고자 하 는 강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실 그동안 시즌을 치르면서 타자와 투수 모두 경기 중 ABS를 놓고 자신의 입장에서 불만을 드러낸 적이 있었다. 타자 쪽에서는 황재균이 로봇 심판 도입 후 최초로 퇴장을 당했다. 지난 4월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SSG 랜더스와 원정 경기에 황재균은 6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 4회 경기 도중 삼진 판정에 격분해 결국 퇴장당했다. 당시 삼진을 당한 황재균이 스트라이크 판정에 납득하지 못한 채 헬멧을 그라운드에 내동댕이치며 분한 감정을 표출했다. 이제 사람이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하는 시대가 아니기에, 주심과 어떤 감정적인 대립은 없었다. 이계성 주심은 황재균의 행동을 보자마자 묵묵하게 퇴장을 명령했다.
선수협은 "현재 ABS를 놓고 선수들과 야구 관계자들도 혼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장동철 선수협 사무총장은 "ABS의 도입을 반대하는 선수는 현시점에 없다고 봐도 된다"면서 "선수들이 ABS도입을 통한 선진화된 환경을 환영하지만, 그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들에 대해 명확한 설명이 부족한 점에 큰 아쉬움과 서운함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협은 "이제는 KBO에서 명확한 설명이 선수들에게 필요하다는 시간이라 여겨져 지난 3일 3쪽 분량의 공식 입장문을 KBO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선수협은 "위 5가지 사항을 전달하면서 선수들은 ABS 도입과 안정화, 성공적인 정착에 적극 적으로 임할 것을 KBO에 전달했다. ABS 도입에 이르기까지 과정에 있어 아쉬운 점과, 현재 거론되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에 대한 내용을 함께 전달했다"면서 "이에 KBO는 지난 9일 선수협에 회신을 보내며, 지속적으로 구단과 선수단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며 ABS 운영을 위해 노력할 예정임을 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KBO가 회신한 바에 따르면 5월 중 퓨처스리그 4개의 경기장에 ABS를 설치한 뒤 운영할 예정이다. 설치 공간의 부재, 설치 기준 각도에 부합하지 않는 경기장의 구단은 각 구단별 균등한 경기 수를 최대한 고려해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설치 및 운영 불안정성의 요인(바람, 설치 높이, 보수조건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설치가 현재 불가능한 경기장 또한 추가 방안을 모색중이라는 답변이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여러가지 사유로 인해, 퓨처스리그 전 구장에 ABS 설치가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선수협은 확실히 인지를 했으며, 향후 KBO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선수협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 더했다.
또 선수협은 "지난 4년 동안 퓨처스리그에서 시범 운영을 한 적이 없다가 현재 2024 KBO 리그에 바로 도입된 ABS와 관련한 질의에는 퓨처스리그 일부 경기 대상 운영을 통해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ABS 의 정확성을 검증하는 단계를 거쳐 KBO 리그 도입에 가장 적합한 스트라이크 존과 운영방식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설명을 했다"면서 "이에 선수협은 올해 KBO 리그에서 도입된 ABS 운영안과 일치하는 방식을 한 시즌이라도 퓨처스리그에서 시범운영을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홈런이나 당겨치는 큰 홈런 성 파울 타구가 나오는 시점(공이 홈플레이트를 통과하기 전)에 ABS 판정 콜이 울리는 사례들에 대한 기술적인 설명에 대한 요청에 KBO는 "ABS가 실측한 결과와 차이가 없는 정확성을 토대로, 타격 여부와 관계없이 판정을 내리고 판정음을 전달한다"고 전했다.
선수협은 또 "하지만 KBO가 선수단에 안내한 2024 KBO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선수단 안내 자료에서 는 '좌-우 기준 통과', '홈 플레이트 중간면+ 끝면 모두 설정된 기준 내 통과'라는 두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스트라이크 판정이라 돼 있고, 이렇게 안내받은 선수들과 구단 담당자는 판정콜이 미리 울렸다는 의심 혹은 현상을 겪으며 시스템에 대한 의혹이 커졌을 것"이라 했다.
끝으로 선수협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ABS 관련된 문제점들과 개선점들에 대한 선수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취합할 것이며,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자료를 근거로 KBO와 성공적인 ABS 안착을 위해 소통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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