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가계대출 4조 '껑충' 은행권 주담대가 끌어올려

정책 주담대도 증가 원인
주식 청약시장 활황세에
신용대출도 증가세 반전

지난달 전 금융권에서 가계대출이 3월 대비 4조원 이상 늘어나면서 감소하던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다시 전환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폭 확대가 전체 가계대출 규모에 영향을 미쳤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4조1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2월과 3월 두 달 연속 감소하던 가계대출이 급증한 것이다. 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가계대출 증가폭과 동일한 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은행권에서만 주택담보대출이 4조5000억원 늘어나며 전월 5000억원 증가 대비 크게 확대됐다.

은행권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모두 늘어나며 지난달 잔액 1103조6000억원을 기록해 전달보다 5조1000억원 증가했다.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은 지난해 11월(5조4000억원) 이후 가장 컸다.

이처럼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주요 원인으로는 일단 정책모기지가 지목되고 있다. 정책주택담보대출인 디딤돌·버팀목 대출은 기존에 주택도시기금 재원으로 집행되며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지난달부터 기금 재원 대신 은행 돈을 사용해 통계에 적용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업공개(IPO) 청약에 따른 신용대출 증가 등 일시적인 요인도 4월 가계대출에 일부 영향을 줬고 디딤돌(구입자금대출)·버팀목(전세자금대출) 등 정책성 자금과 함께 은행권 자체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꾸준히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 2금융권 가계대출 역시 그 폭이 줄었다. 지난달 2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달 대비 1조원 감소했다. 이는 전달 감소폭 3조3000억원 대비 확연히 줄어든 숫자다.

전체적으로 은행권 가계대출은 증가로 전환하고,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감소세가 둔화한 셈이다.

은행권은 주택담보대출 외에도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도 6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10월 이후 계속 줄어들던 대출이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증가한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상환 규모가 축소되고 3월에 분기 말 부실채권 매·상각 효과가 소멸하면서 소폭 증가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지속과 주택시장 회복 여지 등으로 향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가계부채가 잘 관리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은행권의 4월 기업대출 잔액은 1284조6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1조9000억원 급증했다. 4월 기준 역대 세 번째로 큰 증가 폭이다.

[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