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노조 제동에…셈법 복잡해진 네이버

이상덕 기자(asiris27@mk.co.kr), 우제윤 기자(jywoo@mk.co.kr), 고민서 기자(esms46@mk.co.kr) 2024. 5. 1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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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소프트뱅크와 라인야후 관련 지분 매각 협상에 돌입한 가운데 정부와 노조에서 신중론이 나왔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라인이 아시아 넘버 원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국내에 있는 2500여 명의 라인 계열 직원 외에도 네이버, 네이버클라우드 등 네이버 계열 구성원들의 노력이 있었다"며 "보안 사고의 대책으로 지분을 늘리겠다는 소프트뱅크의 요구는 상식적이지 않고 부당하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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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지분매각 신중론 부상
대통령실까지 직접 나서
日정부 대응 지원 방침 밝혀
노조도 "매각 반대" 목소리
사업재편 추진하던 네이버
소뱅과 협상 장기전 불가피
13일 서울 시내에 위치한 라인프렌즈 팝업스토어에서 고객들이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한주형 기자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와 라인야후 관련 지분 매각 협상에 돌입한 가운데 정부와 노조에서 신중론이 나왔다. 대통령실은 국익 차원에서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고, 노조는 소프트뱅크의 매각 요구는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네이버는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국 기업의 의사에 조금이라도 반하는 부당한 조치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까지 직접 나서 일본 정부를 상대하는 데 도움을 주겠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그는 "네이버를 최대한 존중하며, 추가 입장이 있다면 정부 차원에서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노조는 지분을 매각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라인이 아시아 넘버 원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국내에 있는 2500여 명의 라인 계열 직원 외에도 네이버, 네이버클라우드 등 네이버 계열 구성원들의 노력이 있었다"며 "보안 사고의 대책으로 지분을 늘리겠다는 소프트뱅크의 요구는 상식적이지 않고 부당하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협상에 돌입한 네이버는 이러한 메시지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 장기적 협상에 대비하고 있다. 네이버 사정에 정통한 한 정보기술(IT) 관계자는 "네이버가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 대통령실이 먼저 가이드라인을 준 상황이라 내부적으로 셈법이 복잡해진 것 같다"고 귀띔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일 양국의 입장 발표가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말 지분 매각을 포함한 해외 사업 개편이라는 큰 그림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네이버가 자사 기술력과 노하우를 라인야후에 접목하는 데 현실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분 매각을 포함한 여러 대안을 중장기적 비즈니스 관점에서 검토해왔던 상황"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관건은 매각 단가다. 라인야후 가치는 2조9000억엔으로 약 25조5000억원이다. A홀딩스가 라인야후 지분 64.4%를 들고 있으니, 네이버 몫은 32.2%로 약 8조2000억원이다. 경영권 인수에는 보통 프리미엄이 30% 붙는다. 시장이 추산한 적정 매각가는 10조7000억원 이상이다. 문제는 경영과 기술을 모두 확보한 소프트뱅크가 제값에 지분을 사들일지다.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사장은 앞서 주주총회에서 "1주부터 전량 인수까지 논의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그 투자에 걸맞는지, 사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야당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일본에 목소리를 낼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정부는 즉각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으로 우리 기업을 지켜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즉시 상임위를 열어 이 사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협조하고, 그러지 않으면 매국 정부, 매국 정당이라는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오후 독도를 방문했다. 조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디지털 영토'를 넘기는 제2의 을사늑약을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이상덕 기자 / 우제윤 기자 /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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