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광장] 미국 반도체 보조금과 삼성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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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이른바 Chip4 동맹 강화를 위한 미국 정부의 움직임이 다시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4월 15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의 언론 브리핑을 통해 삼성전자에 64억달러(약 8조90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와 같은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결정에 화답하여 대미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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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5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의 언론 브리핑을 통해 삼성전자에 64억달러(약 8조90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보조금은 인텔(85억달러) 그리고 TSMC(66억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와 같은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결정에 화답하여 대미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즉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대한 투자 규모를 기존의 170억달러(약 23조5000억원)에서 2030년까지 약 450억달러(약 62조3000억원)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투자 확대를 통해 삼성전자는 2022년 착공된 반도체 공장에 이어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파운드리 시설 확대와 함께 연구개발(R&D) 조직을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보조금 지급을 기반으로 첨단 반도체 기업들의 자국 내 투자 및 생산 인프라 구축을 적극 유인함으로써 미국을 '글로벌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착실하게 실행해 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주도하고, 중국에 대한 기술적 우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보조금 지급 역시 이와 같은 미국의 경제안보 전략하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며, 현재 논의되고 있는 SK하이닉스에 대한 보조금 지급 역시 그 연장선으로 봐야 할 것이다.
다만 이번 미국 정부의 발표 중에서 우리가 더욱 주목해서 보아야 할 내용은 아직 심도 있게 다루어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 이번 보조금 지급 결정에 대해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했던 발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브레이너드 위원장은 '삼성전자가 미국 국방부를 위해서 직접적으로 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왜 이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가. 만약 이 발언이 개인적인 소견이 아니라 미국 정부의 기조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 주목받아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삼성전자 미국 지사 또는 삼성전자 미국 공장이 방산기업 혹은 방산시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에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정말로 삼성이 미국 국방부에 첨단 반도체를 공급하게 된다면 세계 최대의 그리고 가장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함과 동시에 가장 혁신적인 조달시장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삼성은 국방 수요에 맞춰 지속적으로 최첨단 무기체계에 필요한 최첨단 반도체 개발 및 생산을 요청받게 될 것이다. 삼성이 새롭게 구축할 R&D 조직은 이를 수행할 가장 좋은 플랫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세상 모든 일에는 명암이 있듯이, 삼성의 국방조달시장 참여는 삼성에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다.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시나리오는 글로벌 반도체 생산의 3원화 체계 구축 필요성일 것이다. 미국 정부는 자국 내 제조 및 R&D 활동이 한국 및 중국과는 완전하게 분리되고 차별화되기를 원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미국 내 제조 및 R&D를 위한 독립적 경영을 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 내 제조 및 R&D 참여 인력들은 향후 한국이나 중국에서 활동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아직은 가능성에 불과하지만, 삼성전자는 향후 3국 3사의 상호 독립적이고 분리된 경영체계를 갖춰야 할 수도 있다.
송치웅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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