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합주를 잡아라”... 바이든, 444조원 수퍼 부양책
백악관 “州별 투자액 공개는 최초”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핵심 정책 성과로 내세우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과학법(CHIPS) 등 ‘수퍼 부양책’들을 통해 발표된 정부 및 민간 투자액이 1조3200억달러(약 1806조)에 달하는 것으로 13일 파악됐다. 이날 백악관은 바이든이 취임한 2021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3년 3개월간 정부·민간 투자 현황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대선을 6개월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의 기반시설 투자 등 유치 성과를 강조, 이번 대선의 ‘핵심 이슈’로 내세우겠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10일 일부 백악관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사전 브리핑에서 “50주(州)와 워싱턴 DC 등 미 전역의 4500개 지역에서 56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발표했고 상당수가 진행 중”이라면서 “반도체법 등을 통해 전 세계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도록 함으로써 경제 활성화를 이루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바이든표 뉴딜 정책’으로 불리는 인프라 개선 및 반도체 등 첨단 시설 유치 현황을 자세하게 공개해 지역별 표심(票心)을 최대한 결집한다는 전략이다. 백악관은 “(전체 투자액이 아닌) 주별 투자 현황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백악관이 이날 공개한 50주와 수도 워싱턴DC,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등 57곳 지역 투자 자료를 본지가 분석한 결과, 이번 대선 결과를 가를 7곳 주요 경합주에 미 정부가 유치한 반도체·전기차 등 민간 투자는 2489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미 전역 민간 투자액의 29%다. 또 바이든 행정부는 경합주 7곳에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 도로·항구·수질 개선 등에 758억달러를 투입하겠다고 했다. 정부와 민간 투자액을 합치면 총 3247억달러(약 444조원)로 미 전역 전체 투자액의 4분의 1에 달한다. 반면 미시간 등 7곳 주의 인구는 약 6100만명으로 미국 전체 인구(3억 3330만명)의 18% 정도에 불과하다.
노스캐롤라이나·네바다·미시간·애리조나·위스콘신·조지아·펜실베이니아 등 7곳은 2~3%포인트 이내 득표율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최대 격전지다. 그네(swing)처럼 표심이 왔다 갔다 해서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로도 불린다. 반도체·에너지 시설 투자 및 사회간접자본(SOC) 확충·개선 사업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백악관은 연방 정부의 주요 성과를 설명하는 자료에서도 경합주에서 치러질 사업을 상세히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업이 네바다주 최대 도시인 라스베이거스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를 잇는 미국 최초 ‘고속철’ 공사다. 지난달 공사가 시작됐는데, 개통 후엔 최대 시속 약 322㎞로 약 351km 떨어져 있는 두 도시를 2시간 만에 주파할 수 있게 된다. 백악관은 “이 사업을 통해 수백만 대의 자동차가 혼잡한 도로를 벗어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미시간주에선 6억9300만달러를 투입한 수문 현대화 사업, 조지아주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선 4000만달러 정부 보조금을 들인 시설 개선 공사를 진행 중이다. 가뭄이 빈번한 애리조나주에선 1억1800만달러를 들여 관개 사업을 시작한다.
백악관은 이날부터 주말까지를 ‘인프라 주간(infrastructure week)’으로 선언한다고 밝히면서 “이전(트럼프) 행정부의 ‘인프라 주간’ 공약은 공허한 구호에 그쳤다”고 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도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1조 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구축 계획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었다. 그러나 집권 이후 연방 입법안이 한 건도 통과되지 않아 사실상 공약이 물거품이 됐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해석됐다.
주요 경합주에서 바이든은 최근 트럼프와의 지지율 격차를 빠르게 줄여나가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의 대규모 부양 정책이 지지율 상승으로 얼마나 이어질지 불확실하다는 관측도 있다.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유권자들이 뉴딜 정책에 맞먹는 거대한 지출의 효과를 언제 알아차릴지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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