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사태 “단호한 대응” 대통령실, “네이버 입장 본 뒤” 전제 깔아

장나래 기자 2024. 5. 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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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13일 일본 정부의 '지분 조정' 압박으로 촉발된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정부는 우리 기업의 의사에 조금이라도 반하는 부당한 조치에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네이버가 일본 요구대로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한다면 관여하기 어렵지만, 라인야후 지분과 사업을 유지하겠다면 정보 보안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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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익 관련 사안 수수방관” 여야 비판 쏟아지자
뒤늦게 “부당한 조치에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
라인야후 지분 매각 관련 ‘네이버 입장’ 촉구도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로 촉발된 라인 사태와 관련해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13일 일본 정부의 ‘지분 조정’ 압박으로 촉발된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정부는 우리 기업의 의사에 조금이라도 반하는 부당한 조치에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태 초반 소극적 대응을 보이다 ‘정부가 국익 관련 사안을 수수방관한다’는 비판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빗발치자 뒤늦게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열어 “정부는 무엇보다 우리 국민과 기업의 이익을 최우선에 놓고 필요한 모든 일을 한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라며 “정부는 지금까지 네이버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해 정부 대응에 반영해 왔고, 네이버의 추가적인 입장이 있다면 정부 차원에서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네이버 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을 받아 라인야후의 개인정보 52만건이 유출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네이버와 긴밀히 협의해왔고, 외교 채널을 통해 일본 정부의 입장도 확인했다고 성 실장은 밝혔다.

정부는 네이버가 일본 요구대로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한다면 관여하기 어렵지만, 라인야후 지분과 사업을 유지하겠다면 정보 보안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 실장은 “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과 사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일 경우 적절한 정보 보안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할 것인지 여부를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네이버가 조금 더 진실되고 구체적인 입장을 주시는 것이 정부가 네이버를 돕는 데 최대한 유리할 것이다. (네이버의) 구체적인 입장을 기대한다”고 했다.

네이버는 라인야후의 지주회사인 에이(A)홀딩스 지분을 소프트뱅크와 정확히 50%씩 나눠 갖고 있다. 일본 총무성이 개인정보 유출을 이유로 라인야후에 행정지도를 하면서 네이버의 지분을 소프트뱅크에 매각하도록 압박한 사실이 알려져 이번 사태가 불거졌다. 그간 정부는 이 사태와 관련해 “네이버 입장을 존중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으나, ‘정부가 기술 주권 보호에 소극적이다’ ‘정부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대통령실은 ‘네이버가 분명한 입장을 주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날도 정치권에서는 정부 비판이 쏟아졌다. 윤상현 국힘의힘 의원은 “정부는 네이버가 요구 안 하니까 안 나선다는 건데, 그 차원을 넘어섰다. 한-일 양국이 (라인 개인정보 유출 사건) 공동조사에 나설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으로 우리 기업을 지켜달라. 그렇지 않으면 매국 정부, 매국 정당이라 비판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독도를 찾아 “불과 2년 만에 다시 일본 식민지가 된 것 같다”며 국정조사로 이번 사태를 규명하겠다고 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우리 정부는 지금이라도 ‘일본 정부의 압력으로 시작된 지분매각에 반대한다. 일본 정부는 자본관계 재검토를 지시한 행정지도를 철회하라’라고 일본 정부에 분명히 요구해야 한다”고 썼다.

이에 성태윤 실장은 “반일을 조장하는 정치 프레임이 국익을 훼손하고, 우리 기업을 보호하고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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