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20분 만난 박찬대 …'채상병·25만원' 압박

안정훈 기자(esoterica@mk.co.kr) 2024. 5. 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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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신임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처음으로 회동했다.

만남 시간은 20여 분으로 상견례 성격이었지만 야당은 채상병 특검법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관련 협조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며 여당을 압박했다.

또 민주당이 입법 예고한 25만원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법,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도 여야 간 시각 차가 큰 상황이라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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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신임 원내대표 상견례
협치 상징 보라색 타이 맨 朴
민주 주요현안 요구하며 공세
秋 "드릴 말씀 없다" 거리두기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 한주형 기자

여야 신임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처음으로 회동했다. 만남 시간은 20여 분으로 상견례 성격이었지만 야당은 채상병 특검법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관련 협조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며 여당을 압박했다. 21대 국회 막바지 법안 처리는 물론 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오전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을 찾아가 박찬대 원내대표와 인사를 나눴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추 원내대표는 9일 각각 선출됐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 색인 파란색과 국민의힘 색인 빨간색이 섞인 보라색 넥타이를 매고 나와 '협치' 메시지를 전했다. 박 원내대표는 "제가 가진 넥타이 중 가장 붉은 기가 있는, 하지만 파란색이 섞인 보라색 넥타이를 맸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도 "일하기 좋은 파트너가 되겠다는 기대가 크다"며 "박 원내대표를 잘 모시며 국민이 바라는 의회 정치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자리에서 두 원내대표는 일주일에 한 차례 이상 만나 식사를 함께 하며 현안을 논의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는 첫 만남부터 뼈 있는 발언을 던졌다. 그는 "경제 침체가 심각한데 집권 여당이 민생지원금 편성을 위해 추경(추가경정예산)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기대한다"며 민주당이 추진하는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에 대한 협력을 요구했다. 이어 "해병대원 특검법 때문에 많이 긴장되는데, 총선 민심 수용 여부를 가르는 상징적 사안"이라며 "국민의힘이 대통령에게 수용을 건의하는 것이 민심을 받드는 길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추 원내대표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추 원내대표는 "공개적으로 드릴 말씀은 없다"며 "인사차 상견례 자리로, 구체적 사안에 대해 갑자기 들어오고 제가 혹 견해를 얘기하면 우리가 더 이상 대화를 못 하지 않겠느냐"고 흘려 넘겼다.

이날 회동은 여야 줄다리기의 예고편이라는 평가다. 정부는 이달 14일 또는 21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를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민주당이 입법 예고한 25만원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법,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도 여야 간 시각 차가 큰 상황이라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22대 국회 원 구성에서도 이를 강행하려는 민주당과 저지하려는 국민의힘 사이에서 국회 상임위원장직 쟁탈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든 법률안의 체계·자구 심사를 맡는 법제사법위원장과 대통령실 견제 권한이 있는 운영위원장을 어느 당이 차지하느냐가 관건이다. 야권은 장외에서도 결집하며 채상병 특검법 처리를 요구하고 나섰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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