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韓 AI 반도체 스타트업, 실적으로 증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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팹리스(반도체설계 기업) 파두는 기업공개(IPO)에 나섰던 지난해 57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하지만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의 지난해 실적은 각각 160억원과 600억원의 영업손실로 대변된다.
그런 측면에서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은 이제 오로지 실적으로 자사의 기술력을 입증할 시기가 다가왔다.
통상 AI 반도체 기업은 반도체라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이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함께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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팹리스(반도체설계 기업) 파두는 기업공개(IPO)에 나섰던 지난해 57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연간 매출액은 225억원으로 당초 목표치(1200억원)에 한참 모자랐다. 반도체 설계자산(IP)을 제공하는 퀄리타스반도체는 지난해 11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지난 7일 자금 조달을 위해 595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두 회사 모두 시장의 기대를 실망으로 바꾼 사례다.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들도 이들처럼 민낯을 보여줄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자사 칩이 양산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는 현재까지 각각 약 2800억원, 16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들의 몸값은 AI 반도체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방증한다. 하지만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의 지난해 실적은 각각 160억원과 600억원의 영업손실로 대변된다.
국내 상당수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이 테스트 과정에서 자사 칩이 미국 엔비디아사 제품의 성능을 능가한다고 밝혔지만, 아직 시장에서 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실체는 없었다. 그런 측면에서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은 이제 오로지 실적으로 자사의 기술력을 입증할 시기가 다가왔다. 하지만 넘어야 할 관문도 많다.
우선, 부족한 양산 경험부터 극복해야 한다. 설계가 완료된 반도체 칩은 디자인하우스와 파운드리(위탁생산)를 통해 대량 양산된다.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했던 오류가 발생할 수 있고, 테스트 단계때보다 양산 제품의 성능이 저하될 수도 있다. 여기에 양산 물량이 적어 파운드리 기업의 제조 후순위로 밀려날 리스크도 안고 있다.
하드웨어 성능 못지 않게 소프트웨어 기술력도 중요하다. 통상 AI 반도체 기업은 반도체라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이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함께 지원한다. 현재 이 생태계를 자사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특화시킨 쿠다(CUDA) 플랫폼을 앞세운 엔비디아가 주도하고 있다.
‘AI 붐’을 맞아 비상하고 있는 토종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이 연습 게임을 마치고 이제 글로벌 무대에서 본게임에 나선다. ‘엔비디아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호언장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신뢰로 이어지기 위해선 실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AI 반도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버블’이 아니라 미래를 내다본 ‘선견지명’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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