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장관 "한·중, 보완적 파트너서 경쟁관계로 변화"(종합)
"한·중 간 상호의존성, 동반 성장과 위험 양면성 지녀"
재외공관 중소·벤처기업 지원협의회 출범식도 참석
[베이징=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한국 외교장관으로서는 6년여 만에 양자회담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3일 한·중 관계의 양면성을 언급하면서 적극적인 경제외교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조 장관은 이날 낮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한식당에서 마련한 '중국 진출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최근 대외 여건은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미·중 경쟁이 격화되는 데 덧붙여 지정학적인 불안요소까지 겹쳐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 장관은 "한·중 간의 높은 상호의존성은 그간 양국 경제가 동반 성장하고 번영하는 원동력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위험을 안고 있다는 양면성을 가진 것"이라며 "변화에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 관계"라고 언급했다.
이어 "더군다나 중국 경제가 기술집약형 산업구조로 바뀌고 있고 양국 경제 관계도 과거의 상호보완적인 파트너 사이에서 이제는 경쟁하는 관계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것도 우리에게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조 장관은 "2022년 양국 교역이 역대 최대 규모로 정점을 찍은 후에 계속 하락을 하다가 최근에 와서 다시 회복세를 보여주는 것으로 듣고 있다"며 "여기 계신 기업인 한 분 한 분이 한·중 경협의 최일선에서 열심히 뛰어주신 덕분"이라고 격려했다.
또 "한·중 관계가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제가 이번 방문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며 "조만간 있을 한·중·일 정상회의를 비롯해 다양한 레벨에서 소통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약속했다.
조 장관은 제1차 한중경영자회의 신설과 대한상공회의소와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간 정책간담회, 중국 상무부와 중국 한국상회의 대화협의체 개설 등을 들어 "제가 듣기로는 최근 여기서도 한·중 경제단체 간 교류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들었다"며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기업과 외교부가 한 팀이 돼 적극적인 경제외교를 펼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관을 중시하는 중국의 특성상 정부의 협조가 필요한 경우도 많을 것"이라며 "중국 정부에 건의할 필요가 있다는 사항이 있으시면 기탄없이 얘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재중 기업인들을 대표해 발언에 나선 윤도선 CJ 중국본사 대표는 "이번 방문은 1박2일 일정으로 알고 있는데 그 짧은 일정에 저희 기업인들과 만남을 인정해주신 데 대해 한국사회를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윤 대표는 "한·중 수교 이후 2022년까지 30년 기간 동안 양국 간의 무역 관계는 60배 정도의 성장했다"며 "코로나19와 사드 사태 이후 약간 마이너스가 있었지만 중국 시장 자체는 미래 30년도 충분히 '윈-윈'하는 전략을 짤 수 있고 실현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앞으로 1년에 최소 한두 번은 오셔서 경제인들과 교류를 해달라"며 "중국은 고위급 영도(지도자)들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영도들과 자주 소통해달라"고 요청했다.
재중 기업인과의 간담회에 이어 이날 조 장관은 차오양구 힐튼호텔에서 열린 재외공관 중소·벤처기업 지원협의회 출범식에 참석했다.
조 장관은 "우리 중소기업은 전체 국내 기업의 99.9%를 차지하며 전체 고용의 81%와 매출의 47%를 담당하는 우리 경제의 뿌리이자 든든한 버팀목"이라며 "우리 중소 벤처기업의 해외 진출은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우리의 중요한 수출시장이자 제1의 교역 대상국이며 핵심 원자재의 공급처라는 측면에서 지혜롭게 협력해 나가야 할 중요한 파트너"라며 "오늘 출범하는 지원협의회가 중국에 진출코자 하는 우리 중소·벤처기업인들이 언제나 쉽게 찾아가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창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석호 북경한국중소기업협회 회장은 "지금은 세계적인 경제 침체와 더불어 시장 질서가 요동치고 변화되는 시기"라며 "수많은 기업들은 밤낮으로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진출하는 기업과 이미 진출한 기업들이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떤 고민이 있는지 기업에 맞는 맞춤형 지원정책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오늘 출범식은 해외로 진출하는 대한민국 기업뿐만 아니라 이미 진출한 기업들에게도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성장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의 초청으로 장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조 장관은 오후에 왕 부장과 댜오위타이(釣魚台·조어대)에서 양자회담을 갖는다.
한국 외교장관이 중국 측과 별도 양자회담을 위해 베이징을 찾은 것은 문재인정부 당시인 2017년 11월 강경화 전 장관 이후 6년 6개월 만이다. 강 전 장관은 2019년 8월에는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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