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용서와 화해, 인도주의

2024. 5. 13. 17: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요즘 '도파민 중독'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191개국 적십자는 이날 인도주의 운동에 참여하는 전 세계 봉사원의 활동과 노력을 기리고 있다.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올해 세계적십자의 날 슬로건을 '인도주의는 계속돼야 합니다(Keeping Humanity Alive)'로 정했다.

현대사회가 용서와 화해의 시대로 이르기 위해서는 차별 없이 모든 사람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인도주의가 전제돼야 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요즘 '도파민 중독'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도파민은 뇌에서 만들어지는 신경전달물질로, 즐거움을 느낄 때 분비돼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젊은 세대가 숏폼과 같은 짧게 편집된 영상을 보며 도파민을 터뜨리는 것처럼 필자에게도 행복감을 주는 일이 있다. 바로 봉사다.

어려운 환경에서 의사가 되기까지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다. 이제는 받은 사랑을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기회가 닿는 대로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오고 있다. 마음을 나눌수록 스스로가 더 충만해짐을 알리고 싶어 명함 뒷면에 '봉사하는 사람은 항상 행복합니다'라는 문구를 새겼다. 봉사와 기부 등 남을 돕는 일을 하고 경험하는 정서적 포만감인 '헬퍼스 하이(Helper's High)'는 자존감을 높여주고 행복과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 젊은 세대도 봉사를 통해 더 건강한 도파민을 충족해 봤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도파민을 폭발시켜 줄 것이라 확신한다.

며칠 전 헌신적으로 봉사에 참여하는 분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특별한 자리가 있었다. 세계적십자의 날 기념식 현장이었다. 우리에게 어버이날로 익숙한 5월 8일은 적십자운동을 창시한 '장 앙리 뒤낭'의 탄생을 기념하고 인도주의 정신을 확산하는 '세계적십자의 날'이다. 191개국 적십자는 이날 인도주의 운동에 참여하는 전 세계 봉사원의 활동과 노력을 기리고 있다.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올해 세계적십자의 날 슬로건을 '인도주의는 계속돼야 합니다(Keeping Humanity Alive)'로 정했다. 팔레스타인적신월사(이슬람권의 적십자사)가 가자지구 분쟁 현장에서 주민들을 위해 희생과 위험을 무릅쓰고 인도적 활동을 펼치는 모습은 이 슬로건의 진정한 의미를 잘 보여준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 OCHA)은 2024년 무력 충돌, 기후 변화 등으로 약 3억명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보호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자지구 분쟁,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 고조, 2년 넘게 지속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13년째 이어지는 시리아 내전 등 19개국에서 무력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기후 변화로 인해 빈번히 발생하는 재난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가중한다. 인도주의 위기가 극도로 심화되는 상황에서 반목과 갈등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용서와 화해의 자세다. 진정한 의미의 '강자'는 더 많이 가지고 더 큰 힘을 가진 이가 아니라 먼저 용서하고 화해의 악수를 건넬 줄 아는 사람이다. 사람들 사이에, 나라와 나라 간에 용서와 화해가 바탕이 된다면 서로 싸울 일도 없고, 국가 간 불신과 반목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현대사회가 용서와 화해의 시대로 이르기 위해서는 차별 없이 모든 사람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인도주의가 전제돼야 한다. 인도주의는 인류에 대한 사랑과 관심, 생명에 대한 존중을 넘어 함께 살아가는 생물과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 보호 등에 이르기까지 언제 어디서든 어떤 상황에서도 계속돼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인도주의의 가치를 전파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애쓰는 많은 사람의 노력에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