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스트] 고비용·저성장시대 기업생존 전략

2024. 5. 1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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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경제는 물론 기업 운영의 측면에서도 우리는 이미 저성장의 시대에 돌입한 지 오래다.

다만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정체된 지난 10년 동안에도 반도체, 자동차 등 일부 제조업 중심의 우리나라 기업들은 여전히 전 세계 제조업 성장을 훨씬 상회하는 성장을 통해 이익률 역시 함께 개선하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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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생산거점 보유한 기업들
전쟁·미중 갈등에 불확실 커져
수주급감에 자재·인건비 상승
예전 경쟁력 상실한 곳 많아져
재무·전략 측면 새판짜기 필요

국가 경제는 물론 기업 운영의 측면에서도 우리는 이미 저성장의 시대에 돌입한 지 오래다. 다만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정체된 지난 10년 동안에도 반도체, 자동차 등 일부 제조업 중심의 우리나라 기업들은 여전히 전 세계 제조업 성장을 훨씬 상회하는 성장을 통해 이익률 역시 함께 개선하여 왔다.

하지만 세계 기업 환경은 과거에 비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도전에 직면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일단 미·중 갈등으로 인해 과거 전 세계에 걸쳐 비용 최적화되었던 공급망이 미국과 중국 각각의 권역으로 재편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치르며 원재료 및 에너지 비용이 크게 상승하였다. 전통적 제조 강국인 독일, 일본, 중국, 우리나라 모두 노동인구의 빠른 노령화로 인해 당장의 노동생산성이 훼손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자동화·디지털화에 더 많은 현금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 규제 및 기술혁신이 주도하던 산업 성장도 당장은 벽에 부딪힌 듯하다. 이미 지속적 성장을 통한 성과 개선에 한계를 경험한 많은 기업들은 사업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과 비용 절감을 통한 성과 개선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들의 새로운 성과 개선의 접근 방법은 전략, 재무, 운영의 세 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략 축은 제품 및 서비스 포트폴리오, 사업지역 및 가치사슬의 커버리지 등을 성과 위주로 재편하는 데 있다. 재무 축은 비핵심 또는 저성과 사업 매각 등의 결정을 기반으로 운전 자금 및 현금 투자를 최적화함으로써 현금 흐름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운영 축은 공장 운영 효율 개선, 구매 및 제품원가 개선, 수주 계약 재협상 등을 통한 수주 이익 최적화, 오버헤드 최적화 등을 포함한다. 사람이 자신의 생활 방식이나 버릇을 바꾸기 어렵듯이 기업의 운영 방식 역시 오랫동안 고착화된 부분이 많아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하기 어렵다. 한때 잘나가던 기업들이 시장 상황의 변화에 적응 못하고 도태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은 이미 글로벌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사업 전개는 전략적, 재무적, 그리고 운영적 측면에서 타당한 것이었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공급망의 비용 최적화가 가능한 시장 상황에 합당한 노력의 산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저성장과 공급망의 권역화 재편으로 인한 고비용이 뉴노멀인 시대에 접어들었다. 먼저 해외 기업을 인수해서 운영하거나 해외에 다수의 생산 거점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고객의 구매 정책이 변화하여 해외 생산 거점의 수주량이 급감하거나, 수주량에는 문제가 없더라도 현지에서 숙련된 인력 수급이 어려워지고 평균 인건비가 증가하며, 환경규제 등으로 에너지 비용이 급증하는 등 다양한 문제로 예전의 경쟁력을 상실하는 생산 거점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해외 기업을 인수한 후 재무적 컨트롤 정도만 확보한 채 제대로 된 인수 후 통합작업(PMI)을 수행하지 않은 기업들은 해외 생산 거점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성장 고비용이 뉴노멀이 된 시대에 적응하며 기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생활 방식을 바꾸듯이, 기업도 사업 전략 및 재무 측면에서 새로운 방향을 정립하고 운영을 혁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운영 혁신은 현장의 노동자 단위까지 변화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은 물론 저항과 갈등으로 인한 조직 내 고통이 수반된다. 새로운 성과 개선의 시대는 인내의 시간이기도 하다.

[이수성 롤랜드버거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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