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만에 태양폭풍… 韓서도 오로라 관측

아마추어천문가 2명, 12일 강원도 화천서 포착
보라색 오로라..보현산천문대로 적색 오로라 관측

지난 12일 강원도 화천에서 용인어린이천문대 소속 박정하씨가 촬영한 오로라 모습. 박정하씨 제공

지난 12일 강원도 화천에서 용인어린이천문대 소속 심형섭씨가 촬영한 오로라 모습. 심형섭씨 제공

21년 만에 강력한 태양폭풍이 지구로 날아든 지난 주말 오로라가 세계 각국의 밤하늘을 수놓은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오로라가 관측됐다.

13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새벽 강원도 화천에서 용인어린이천문대의 박정하·심형섭씨가 촬영한 오로라를 공개했다.

이들이 촬영한 오로라는북쪽 새벽 하늘에서 보라색을 띠고 있었다.

천문연 보현산천문대에 설치된 전리권·고층대기관측시스템(TIMOS)의 전천카메라도 북쪽 고위도 방향에서 적색 오로라를 관측했다. TIMOS는 적색광 필터로 대기광을 관측해 적색 오로라가 발생하면 밝게 나타난다. 앞서 지난 2003년 10월 30일 강력한 태양폭발이 지구를 덮쳤을 때도 보현산천문대의 전천카메라는 붉은색의 오로라를 관측한 바 있다. 거의 21년 만에 오로라가 우리나라에서 관측된 것이다.

강력한 태양폭풍은 우주선 유입도 감소시켰다. 천문연은 지난 10일 새벽 감악산에 위치한 중성자모니터에서 우주선 수치가 급감한 것을 확인했다. 중성자모니터는 지구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우주선을 지상에서 관측하는 장비로, 태양활동이 강할수록 우주선 유입이 줄어든다.

이와 함께 천문연은 미국 레몬산에 위치한 우리의 우주물체 전자광학감시시스템(OWL-Net) 4호기와 몽골에 있는 OWL-Net 1호기가 각각 지난 10일(현지시간), 지난 11일(현지시간) 밤에 오로라를 포착했다.

오로라는 태양 표면에서 폭발이 발생하면서 고에너지 입자들이 지구로 날아들어 지구 자기장에 잡혀 지구 대기와 반응해 분출하는 빛이다. 주로 북극권 등 극지방을 포함한 고위도 지역에서 관측된다. 오로라는 전하를 가진 입자와 산소가 부딪히면 초록색과 붉은색으로, 질소와 부딪히면 보라색을 띤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