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학 졸업식에서도 친팔레스타인 시위 여진

이스라엘 지지 의사를 표명한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제리 사인펠드가 12일 미 듀크대에서 명예 학위를 받은 뒤 연설하고 있다.듀크대 제공.연합뉴스

학내 가자 전쟁 반대 시위로 몸살을 앓던 미국 대학의 졸업식도 반전 시위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오전 열린 듀크대 졸업식에서는 약 40명의 학생들이 행사 도중 집단 퇴장했다. 이들은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유대인에 대한 공개 지지 의사를 밝힌 유명 코미디언 제리 사인펠드가 명예 학위를 받고 연설에 나설 때 집단 튀장했다. 행사장을 빠져나간 이들은 행사장 밖에서 "(진실을)밝혀라, (친이스라엘 기업에 대한)투자를 멈춰라,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등의 반전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국기를 학사모에 그려넣거나 팔레스타인의 정체성과 저항의 상징인 체크무늬 스카프 ‘카피예’를 목에 두르기도 했다.

에머슨대에서는 무대에서 졸업 가운을 벗으며 항의 의사를 드러내는 방식 등으로 개별 시위가 이어졌다. 졸업생 5명 중 1명 꼴로 카피예를 쓰거나 친팔레스타인 시위 용품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1일에는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수백명의 학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구호를 외치며 졸업식을 방해하기도 했다. 버지니아커먼웰스대에서는 공화당 소속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가 연설하는 동안 졸업생 60여명이 퇴장했고, 위스콘신대에서는 일부 졸업생이 총장의 연설 도중 등을 돌리는 방식으로 항의를 표현했다.

아예 졸업식이 취소된 곳도 있다. 이번 캠퍼스 반전시위가 가장 먼저 일어난 뉴욕 컬럼비아대의 경우 일찌감치 전체 졸업식을 취소하고 단과대 차원의 행사만 치르기로 했다.

민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