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 대선, ‘우크라 지원 확장’ 현 대통령 선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부 전선인 리투아니아의 대선 결과 현 대통령이 선두를 잡았으나 과반에는 미치지 못해 결선을 치르게 됐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리투아니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치른 대선 결과 기타나스 나우세다 현 대통령(무소속)이 약 44%를 득표했다고 밝혔다. 2위를 차지한 잉그리다 시모니테 총리(조국연합)는 약 20%를 득표했다.
나우세다 대통령은 당선 확정 기준인 과반 득표율에는 미치지 못해 오는 26일 결선 투표에서 시모니테 총리와 맞붙게 됐다. 나우세다 대통령은 “결선에서 승리를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2019년 대선에서도 시모니테 총리를 결선에서 제친 바 있다.
리투아니아에서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로서 국방·외교·안보를 맡는다. 국내 문제에서 권한은 제한적이지만 법안 거부권, 판사 임명, 중앙은행장을 비롯한 관료 임명 등의 권한을 갖는다.
리투아니아는 러시아,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이번 대선의 쟁점은 러시아와의 관계,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었다. 리투아니아는 1990년대 초반 발트 3국으로 묶이는 에스토니아 및 라트비아와 함께 구소련에서 독립했다. 이후 친서방 노선을 따르며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리투아니아에선 러시아의 다음 표적이 리투아니아가 되리란 우려가 나왔다. 이번 대선에서도 주요 후보들은 나토와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비를 늘려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리투아니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최대 기부국이다. 현재 국내총생산(GDP) 2.75%를 군사 예산에 쓰고 있다.
이날 투표가 끝난 후 나우세다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지원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전투에선 소용없는 선의의 선언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니다. 그들은 방공이 필요하다. 방공을 갖출 때까지 우크라이나는 취약한 상태일 것”이라며 서방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늘리게끔 압박하겠다고 말했다.
리투아니아 인구는 약 280만명이다. 이날 투표율은 59%를 웃돌아 1997년 대선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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