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부턴 병원 갈 때 ‘신분증’ 꼭… 까먹으면 진료비 10배

이가영 기자 2024. 5. 13.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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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시내 대형병원에서 환자들이 응급실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오는 20일부터 병원이나 약국에 갈 때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말하면 진료를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병의원 등 요양기관은 건강보험을 적용하기에 앞서 신분증 등으로 환자 본인 여부와 건강보험 자격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달 20일부터 ‘요양기관의 수진자 본인·자격 확인 의무화 제도’를 시행한다고 13일 밝혔다.

건강보험으로 진료받으려는 가입자나 피부양자는 사진과 주민등록번호, 혹은 외국인 등록번호가 포함돼 본인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증명서를 요양기관에 제시해야 한다.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장애인등록증, 외국인등록증, 모바일 신분증, 건강보험증, 모바일 건강보험증 등을 보여주면 된다.

그렇지 않으면 진료 때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못해 진료비 전액을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할 수 있다. 통상 의원급에서 요양급여비용 총액이 1만5000원 이하면 건강보험 적용 시 본인부담액은 1500원 정도다. 건강보험 자격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1만5000원을 그대로 내야 할 수 있다. 신분증 하나로 10배의 진료비를 내야 할 수도 있는 셈이다.

지금까지는 환자가 요양기관에 방문하면 신분증 없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제시하고 건강보험을 적용받아 진료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건보 자격 증빙이 허술하다 보니 타인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으로 건보 자격을 도용해 요양급여를 부정하게 수급하는 경우가 있었다. 또는 아예 다른 사람의 건강보험증이나 신분증명서를 본인인 것처럼 몰래 사용하거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양도·대여받는 식으로 건강보험 급여를 부정 수급하는 사례도 끊이지 않았다. 이런 허점을 이용해 다른 사람 명의로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받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건보 재정 누수를 초래했다.

다만, ▲해당 요양기관에서 본인 여부 및 그 자격을 확인한 날로부터 6개월 이내 진료한 경우 ▲의사 등 처방전에 따라 약국 약제를 지급하는 경우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응급환자인 경우 등에는 본인 여부와 건강보험 자격을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또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른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이나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등급을 받은 사람, 모자보건법에 따른 임산부에게 요양급여를 실시하는 경우 등 본인 여부 및 그 자격을 확인하기 곤란한 경우에도 본인확인을 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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