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가 류현진 대신 영입한 이유 있었나… 동급이라 그랬는데, 특급이라니 ‘충격 성적’

김태우 기자 2024. 5. 13. 12: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올해 다저스 선발진의 보험격으로 1년 700만 달러에 계약한 제임스 팩스턴은 적어도 평균자책점에서는 기대 이상의 최고 활약을 펼치고 있다
▲ 제임스 팩스턴은 시즌 초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볼넷까지 줄여가며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승승장구 중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프시즌 초반 오타니 쇼헤이(FA), 야마모토 요시노부(포스팅), 타일러 글래스나우(트레이드 후 연장 계약)라는 강력한 투수들을 싹쓸이하며 지난해 문제였던 선발 마운드를 획기적으로 높였다. 여기에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팀 레전드 클레이튼 커쇼까지 재계약했다.

팔꿈치 수술에서 돌아올 워커 뷸러, 차세대 에이스감 스터프로 평가받는 바비 밀러에 부상자 명단에 있는 더스틴 메이와 토니 곤솔린 등 선발 자원들을 포함하면 말 그대로 ‘왕국’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다저스의 욕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커쇼의 귀환을 결정하기 전, 또 다른 선발 투수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 ‘과잉’인 것 같지만, 이유는 있었다.

우선 오타니는 올해 선발로 뛸 수 없다. 지난해 막판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2025년에야 복귀가 가능했다. 야마모토는 일본에서 일주일에 한 번 등판하는 데 익숙했다. 갑자기 메이저리그 방식으로 돌리면 탈이 날 가능성이 있었다. 12년 계약을 한 선수라 관리가 필요했다. 커쇼도 후반기에나 전력화가 가능했다. 글래스나우, 뷸러, 메이는 모두 팔꿈치 수술 경력이 있었다. 건강을 자신할 수 없었다. 돌아와도 등판 간격이나 투구 수는 관리를 해야 했다.

그래서 다저스는 1년을 짧게 쓸 베테랑 선발을 찾아 나섰다. 팀 선발진에 우완이 많기에 좌완을 우선적으로 찾았다. 굳이 규정이닝을 채울 필요도 없었다. 일주일에 한 번 등판해 그 등판에 전력을 쏟을 선수면 충분했다. 그래서 현지 언론에서는 이 조건에 맞는 선수인 류현진(37·한화)의 다저스 복귀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하지만 다저스는 류현진에 관심이 없었고, 대신 제임스 팩스턴(36)을 영입해 한 자리를 마저 채웠다. 1년 700만 달러에 계약했다.

팩스턴은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베테랑이다. 시애틀·뉴욕 양키스를 거쳤다. 지난해까지 통산 64승을 거뒀다. 평균자책점도 3점대 중반이었다. 건강할 때는 10승과 3점대 평균자책점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선수였다. 문제는 부상이 잦았다. 규정이닝을 소화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다저스는 선발 투수가 많아 굳이 팩스턴이 많은 이닝을 던질 필요가 없었다. 120~130이닝이면 충분했다. 하락세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팩스턴을 선택한 이유다.

그런데 그런 팩스턴이 대박을 쳤다. 팩스턴은 13일(한국시간)까지 시즌 7경기에 선발 등판해 38⅓이닝을 던지며 5승 무패 평균자책점 2.58이라는 특급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미 700만 달러의 값어치를 다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지난해 보스턴에서 19경기에 나가 7승5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는데 한 살을 더 먹었음에도 이보다 성적이 좋다. 경기마다 제구 기복이 있어 볼넷이 많을 뿐, 세부 내용도 괜찮다.

▲ 팩스턴이 기대 이상의 호투를 함에 따라 부상자들이 차례로 돌아올 다저스는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팩스턴은 지난해보다 포심패스트볼 구속이 하락(95.2마일→93.5마일)했지만, 로케이션을 손보고 너클 커브의 비중을 더 높이면서 오히려 승승장구하고 있다. 시즌 초반은 로케이션, 그리고 투구 메커니즘 문제와 싸우면서 불안감도 드러냈으나 근래에는 그 문제도 서서히 개선되고 있다. 6일 애리조나전에서 6⅔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 그리고 12일 샌디에이고전에서 6이닝 4피안타 무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도 “이미 기대치를 초과했다”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고 있을 정도다.

다저스도 고민에 빠졌다. 다저스는 현재 타일러 글래스나우, 야마모토 요시노부, 개빈 스톤이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고 여기에 워커 뷸러가 복귀했다. 바비 밀러와 클레이튼 커쇼도 차례로 복귀한다. 선발로 뛸 선수가 넘친다. 과연 팩스턴을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현재 상태로는 팩스턴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 팩스턴이 불안한 탈삼진/볼넷 지표를 이겨내고 마지막까지 순항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