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조로 불어난 부동산 PF…5~10% 부실사업장 정리한다

권화순 기자, 이창섭 기자 2024. 5. 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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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구조조정]부실사업장 전체의 5~10%로 추정...6월부터 '부실우려' 2~3%, 경공매로 '퇴출'
부동산 PF 구조조정방안/그래픽=윤선정


230조원 규모의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장 중에서 약 5~10%가 부실 사업장으로 분류돼 6월부터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이 가운데 만기연장을 4회 이상했거나 연체이자도 못 내는 2~3% 사업장은 경공매로 즉시 처분해야 한다. 저축은행, 새마을금고가 다수 보유한 토지매입 단계의 브릿지론 사업장이 상당수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에는 은행·보험사 10곳이 최대 5조원 규모의 공동대출(신디케이트론)을 조성한 '뉴 머니'가 쓰인다.

저축은행 토담대·새마을금고 공동대출까지 포함해 230조 PF 사업장 사업성평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3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30조원 규모의 부동산 PF 사업장의 연착륙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PF 위기설' 재점화를 우려해 '연착륙' 방안이라고 강조했지만 사업성이 부족한 PF 사업장을 신속 정리하는 사실상의 구조조정 방안으로 평가된다. 부동산 고점기에 시작한 PF 사업 중 살릴 사업장과 정리할 사업장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PF 사업의 부실이 누적돼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하고 '뉴 머니'를 넣어 부동산 PF 시장의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숨은 PF 부실'로 지목돼 온 2금융권 저축은행·캐피탈사 토지담보대출(토담대), 증권사 채무보증에다 새마을금고 공동대출도 구조조정 대상에 모두 넣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사업성 평가 대상은 총 230조원으로 당국이 종전에 공식 발표한 135조원 대비 100조원 가까이 대폭 늘었다. 평가대상 사업장도 종전 3600곳에서 약 5000개 이상 확대될 것으로 시장에선 추정한다.

구조조정의 핵심은 사업성 세부 평가 기준이다. 이 기준은 각 금융업권 모범규준에 반영돼 6월부터 시행한다. 종전의 양호-보통-악화우려 등 3등급 평가가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 등 4등급으로 세분화했다.

4회 이상 만기연장했거나 연체이자 미납, 3회 이상 경공매 유찰로 '부실 우려' 등급을 받으면 상각 또는 경공매로 처분해야 하고 금융회사는 즉시 '회수 의문'으로 건전성을 재분류해야 한다. '유의' 등급은 만기연장 3회 이상 혹은 6개월 내 인허가 미완료, 인허가 후 12개월 안에 본 PF 미전환 사업장이 대상으로 재구조화, 자율매각 대상이다. '고정 이하'로 여신으로 분류돼 충당금 더 쌓아야 한다.

전체 5~10%가 부실 사업장으로 분류, 2~3%는 부실우려 등급 받아 경공매 수순
금융당국 시뮬레이션 결과, 230조원 PF 대출 가운데 약 5~10% 가량이 '유의' 혹은 '부실 우려' 등급 판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 23조원 규모의 사업장이 부실화 됐다고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전체 2~3%는 '부실 우려' 사업장이다. 금액으로는 약 5조~7조원에 달하는 사업장은 즉시 경공매로 처분하거나 상각처리해야 한다.

대거 정리가 예상되는 부실 사업장은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 등이 보유한 브릿지론 사업장이다. 당국이 "올해도 저축은행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건한 만큼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이 수 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경공매 활성화 방안도 제시됐다. 6개월 이상 연체 사업장은 3개월마다 의무적으로 경공매를 해야 하고 대주단 협약에 따라 만기연장 2회부터는 전체의 4분의3 동의가 있어야 한다.

경공매 인수를 위해 '뉴 머니'도 투입된다. 은행·보험사 10곳이 최대 5조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을 조성한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때 은행권이 '구원투수'로 나선 것과 유사하다. 다만 원리금 회수 가능성이 낮은 사업장에는 공동대출을 해주지 않기로 했다. '뉴 머니'를 투입한 금융회사는 대출 채권을 정상으로 분류하고, 면책권과 자본비율 규제 완화 등의 인센티브를 받는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사업성이 떨어진 사업장을 엄정 평가하고 종전 보다 속도를 내서 정리하려고 한다"며 "부실이 이연되면 연체율이 올라가 금융회사 건전성이 악화되고 잠재적인 금융불안으로 2~3년후 건설 공급도 막힌다"고 말했다. 다만 "단계적으로 충분한 협의를 거쳐 진행하기 때문에 건설업계와 금융회사가 충분히 감내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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