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생존 기대’ 첫 돼지 신장 이식 환자, 두 달 만에 숨져

박병수 기자 2024. 5. 1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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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돼지 콩팥을 이식받은 환자가 두 달 만에 숨졌다.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의료진은 12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지난 3월 돼지 콩팥 이식 수술을 받은 리처드 슬레이먼(62)이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뇌사 상태가 아닌 환자에게 돼지 콩팥을 이식한 것은 슬레이먼의 경우가 처음이다.

숨진 슬레이먼은 애초 2018년 다른 사람의 콩팥을 이식받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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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이식받은 신장 때문이라는 징후는 없다”
세계 최초로 돼지 콩팥을 이식받은 리처드 슬레이먼이 미국 매사추세츠 보스턴의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병실 침대에 앉아 있는 모습.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최초로 돼지 콩팥을 이식받은 환자가 두 달 만에 숨졌다.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의료진은 12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지난 3월 돼지 콩팥 이식 수술을 받은 리처드 슬레이먼(62)이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의료진은 그가 숨져 매우 슬프다며 가족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또 사망 원인이 이식받은 돼지 콩팥 때문이라는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그가 이식받은 돼지 콩팥은 사람의 면역체계에 의한 거부 반응을 줄이기 위해 유전 조작을 거친 콩팥이다. 지난 3월 수술 당시 의료진은 “슬레이먼이 적어도 2년은 더 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거 뇌사 상태에 있는 사람에게 돼지 콩팥이 이식된 사례는 있다. 그러나 뇌사 상태가 아닌 환자에게 돼지 콩팥을 이식한 것은 슬레이먼의 경우가 처음이다. 앞서 2022년에는 돼지 허파를 사람에게 이식한 적이 있으나 두 달 뒤 숨졌다.

숨진 슬레이먼은 애초 2018년 다른 사람의 콩팥을 이식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지난해 이식받은 콩팥에 문제가 생기면서 다시 신장 투석에 의존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매주 세차례씩 해야 하는 신장투석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다시 콩팥을 이식받아야 하지만, 기증된 콩팥의 부족으로 이식 수술은 몇년 뒤에나 가능했다. 이에 따라 의료진은 그에게 돼지 콩팥 이식을 권유했다.

슬레이먼 가족은 성명을 내어 “의료진의 노력으로 우리 가족이 릭(슬레이먼)과 함께 7주를 더 보낼 수 있었다”며 “그 시간 동안 쌓은 기억은 우리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의료진에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동물의 장기를 이식하는 수술은 오래전부터 장기 손상 등으로 고통받는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 거론되었다. 그러나 이런 수술은 인간의 면역체계가 이식된 동물의 장기에 대해 즉각적인 거부반응을 보이며 공격하기 때문에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최근엔 비교적 인체의 장기와 비슷한 돼지를 엄격히 통제된 환경에서 기른 뒤 장기 이식에 쓰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해마다 많은 환자가 콩팥 등의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기증되는 장기는 이런 수요를 충당하지 못해 장기이식을 받기 위해선 몇 년씩 기다려야 한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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