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린 지 얼마나 됐다고"…'쥐꼬리' 예탁금 낮추는 증권사들

강수윤 기자 2024. 5. 1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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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증권사들이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을 1~2%대로 인상했지만 1분기 만에 다시 낮추고 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사인 KB증권은 지난 1일 평균잔액 100만원 이상의 예탁금이용료율을 기존 1.06%에서 1.02%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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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K·DB금투·신한 등 예탁금 이용료율 인하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은 최대 9.8% 달해
여의도 증권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올 초 증권사들이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을 1~2%대로 인상했지만 1분기 만에 다시 낮추고 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사인 KB증권은 지난 1일 평균잔액 100만원 이상의 예탁금이용료율을 기존 1.06%에서 1.02%로 내렸다. 100만원 미만은 그대로 0.05%의 이용료율을 유지한다.

KB증권 측은 "이번 분기에도 관련 법규에 따라 투자자 예탁금을 증권금융에 예치한 뒤 증권금융으로부터 지급받는 수익금에서 인건비, 전산비 등 직간접 비용을 공제금으로 차감한 후 예탁금 이용료를 산정했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도 다음 달 3일부터 평잔 50만원 미만의 경우 기존 0.85%에서 0.10%로, 50만원 이상의 경우 1.05%에서 1.00%로 변경한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시장금리 영향과 비용 등으로 예탁금 이용료율을 인하했다"면서도 "2022년에 이미 업계 최고 수준인 1.05%로 예탁금 이용료율을 인상한 바 있고 인하한 수준도 이미 업계 평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SK증권도 기존 1.02%에서 0.98%로 내렸다. 최근 3개월 한국증권금융 예치 수익률이 인하돼 인하분을 반영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DB금융투자도 기존 50만원 미만 2.0%, 50만원 이상 0.6%에서 100만원 이하 1.5%, 100만원 초과 0.55%로 이용료율을 인하했다.

투자자예탁금 이용료는 증권사가 투자자로부터 예탁 받은 금액을 이용하는 대가로 지급하는 이자다. 증권사는 투자자들이 거래를 위해 예탁한 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에 맡기고, 증권금융은 자금을 운용해 얻은 이익을 증권사에 배분한다. 증권사가 이 수익 중 일부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게 예탁금 이용료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 산정 모범규준'을 제정했다. 올 1월부터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 비교 공시가 시작됐고, 고금리에도 이용료율을 낮게 책정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증권사들은 예탁금 이용료율 인상에 나섰다.

그러나 대형사 등 일부 증권들이 1분기 만에 이용료율을 슬그머니 내리면서 다른 증권사들도 눈치싸움을 하며 연쇄적으로 이용료율을 인하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내 증권사들 중 이용료율이 2%대인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카카오페이, 현대차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4곳에 불과하다. 증권사 대부분은 1%대 그쳤으며 NH투자증권, IBK투자증권, 한양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은 여전히 0%대에 머물러 있다. 반면 주요 증권사들의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은 최소 3.9%에서 최대 9.8% 수준에 달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예탁금 이용료율을 낮추게 되면 다른 증권사들의 분기별 이용료율 재산정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증권사들도 서로 눈치보기를 하고 금융당국의 눈치도 살펴야 하기 때문에 각자의 상황에 따라 동결 또는 인하를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o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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