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라인 매각협상 본격화… 네이버 `진퇴양난`

전혜인 2024. 5. 13. 10: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소프트뱅크와 협의 진행"
외교문제 확전… 부작용 우려도
日사업확장 네이버, 벼랑끝 몰려

네이버가 라인야후의 지분을 두고 소프트뱅크와 매각 협상을 본격화했다. 일본 총무성이 제시한 2차 행정지도의 답변 기한으로 7월 1일을 제기한 가운데, 양국 정부와 국민들 간 감정 싸움으로까지 불거지며 협상은 쉽지 않게 흘러갈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라인야후는 최근 각각의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지분 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인정했다. 일본 정부는 라인야후에 대한 행정지도가 반드시 네이버의 지분 매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소프트뱅크의 지배력을 확대하도록 압박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지도가 법적인 강제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네이버 역시 지분 매각에 따른 득실, 또 향후 해외사업과 인공지능(AI) 등 미래사업 투자 계획 등을 고려해 매각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는 네이버가 보유한 라인야후 지분의 대량 매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양사 간 금액에 대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대표는 지난 9일 회사 결산설명회에서 "100%를 사면 여러가지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하지만 51대 49 정도라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 역시 이와 같은 지분 변동에 대해 '협력적'이라고 표현하면서 "금액이 높고 비싸고 하는 것은 물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협상이 단순히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만이 아닌 일본과 한국의 외교적인 문제로 확전되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우려된다. 네이버 데이터 랩의 검색어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9일 '라인' 검색량 지수는 47.1을 기록, 지난 5일(3.12)에 비해 15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2년 10월 16일 카카오톡의 먹통 사태 이후 약 1년 7개월만에 최고 수준의 검색량을 기록한 것이다.

아울러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의 라인 앱 신규 설치 건수는 5만8346건을 비롯해 직전 주(5만6373건)대비 3.5% 증가했다. 이 기간 주간활성이용자(WAU)도 116만6382명으로 직전 주(113만7674명)보다 2.5% 늘었다.

국내에서 큰 힘을 쓰지 못하던 라인의 검색량과 설치 건수 등 관심이 갑작스럽게 상승한 것은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에 대해 대주주인 네이버와의 지분 관계를 조정할 것 등을 요구한 사안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가 라인의 경영권을 일본에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모바일 이용자들이 이른바 '라인 지키기'를 이유로 앱 설치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에서도 서로의 말을 인용하며 비판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이토 히로부미의 손자(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총무상)가 대한민국의 사이버 영토 라인을 침탈했다'는 의미의 글을 올리고, 관련 기사를 제기하며 "대한민국 정부는 어디에?"라고 비판하자 여당인 국민의힘이 이에 반박하며 "(민주당이)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선동하는 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인지, 당리당략을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 일부 의원들도 라인야후에 대한 행정지도에 대해 "(라인야후는) 명실공히 일본 인프라가 아니면 안 된다"고 언급하는 등 일본의 국민정서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인을 필두로 일본 사업 규모를 키우고 있는 네이버에게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웹툰 서비스 '라인망가'와 네이버제트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등 네이버의 주요 B2C 서비스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정치적인 이슈로 비화되면서 국민 정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이슈가 확대되면서 네이버와 라인플러스 내부에서도 동요가 일어나고 있다.

네이버 노조는 지난 10일 라인플러스, 라인 넥스트, 라인파이낸셜 등 한국에서 근무 중인 라인계열 법인 직원 2500명을 대상으로 긴급 온라인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청취했다. 라인플러스는 오는 14일 이은정 대표가 직접 전 직원 대상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소프트뱅크와의 매각 협상 진행 상황 등에 대한 경영진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