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땅 밟는 삼계탕, 수출 이끄는 라면·김치… K-푸드 세계화 가속
농식품 수출 이끄는 라면… 지난해 9.5억달러 팔려
김치·쌀 가공식품·음료 등도 성장세 뚜렷
식품업계 현지 공장 및 수출용 공장 투자 활발
삼계탕이 정부의 수입 허가 요청 이후 28년 만에 유럽연합(EU) 국가로 수출됐다. 대표적인 한국 식품인 김치와 라면도 수출액이 늘면서 지난달 농식품 수출액은 처음으로 30억달러(약 4조1000억원)를 돌파했다. 케이(K)-푸드의 세계화가 가속화하면서 기업들도 해외에 생산 기지를 짓거나 국내 수출용 생산 설비를 늘리는 등 투자에 나서고 있다. 정부도 K-푸드 수출 확대를 위해 관련 조직을 확대하고 박람회를 여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열처리 닭고기 제품을 만드는 하림과 마니커에프앤지의 삼계탕 제품 8.4톤(t)이 부산항을 통해 독일로 수출됐다. 1996년 정부가 유럽연합에 삼계탕 수입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한 이후 삼계탕이 유럽연합 국가의 땅을 밟는 첫 사례다. 정부는 향후 점진적으로 27개 유럽연합 회원국으로 수출이 확대되면 삼계탕 등 닭고기 제품의 수출액이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기준 국내에서 생산된 닭고기 제품은 미국·대만·홍콩·일본 등지에 약 1967만달러 어치가 팔려나갔다.
삼계탕이 첫 수출을 기록하긴 했지만, K-푸드 수출을 이끌고 있는 것은 단연 라면이다. 라면의 올해 누적 수출액은 지난달을 기준으로 3억7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4% 증가한 수치다. 라면 수출액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5년 2억달러대에서 2018년 4억달러대로 늘어났다. 2020년에는 6억달러대를 기록했으며, 2022년 7억달러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전년 대비 24.4% 증가한 9억5200만달러로 집계됐다.
김치와 쌀 가공식품, 음료 등도 K-푸드 효자 수출 품목이다. 김치는 올해 4월까지 누적 수출액 5700만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8% 증가했다. 김밥·즉석밥 등 쌀 가공식품은 같은 기간 8800만달러의 누적 수출액을 기록하며 42.1% 증가했고, 음료는 2억1200만달러로 15.9% 증가했다.

늘어나는 K-푸드 수출에 기업들은 해외에 현지 공장을 짓는 등 투자에 나서고 있다. 대상은 유럽 시장을 겨냥해 폴란드 현지 업체와 합작, 내년 준공을 목표로 폴란드 크라쿠프에 김치 공장을 짓고 있다. 미국·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등에 이어 열한 번째 해외 공장으로, 김치 생산 공장으로는 중국과 미국에 이은 세 번째다.
CJ제일제당도 최근 호주 현지 업체와 손잡고 현지에서 김치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내 냉동식품 자회사인 슈완스를 통해 현지 김치 제조업체를 인수해 미국 현지에서 김치를 생산한 이후 두 번째 해외 현지 생산이다. CJ제일제당은 미국·중국·일본·유럽 등지에 만두 등을 만들고 판매하기 위한 식품 사업장 36곳을 두고 있다.
라면 수출을 이끄는 농심과 삼양식품 역시 해외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농심은 2005년 설립한 미국 제1공장에 이어 지난해 제2공장을 가동했는데,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제3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심은 미국 외에도 중국 상해와 심양, 청도, 연변 등에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
불닭볶음면 수출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삼양식품은 국내에 미주 시장을 겨냥한 수출 전초기지를 짓고 있다. 2022년 5월 경남 밀양에 지은 제1공장에 이은 생산 시설로, 2025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제2공장이 완성되면 연간 라면 11억개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제1공장은 중국 기반 수출을 확대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정부도 지난해 수출확대추진본부를 운영하여 K-푸드 플러스 수출혁신전략을 마련해 올해 초 발표했다. 오는 2027년까지 K-푸드 플러스 수출 규모를 지난해 실적인 121억4000만달러보다 89.5% 증가한 230억달러로 확대하기 위해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K-푸드 플러스는 농식품(K-푸드)에 스마트팜 등 전후방산업을 포함(+)한 개념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12개인 수출통합조직을 20개로 확대하고, 해외 콜드체인 지원국을 6개에서 12개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신속통관제도를 도입해 항공 수출 절차를 간소화하고, 연구개발(R&D)·수출보험, 수출 품목 브랜딩 사업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수출을 위한 신시장 개척을 중점적으로 추진하여 중동, 중남미, 인도 등을 개척하고 신규 검역 해소 품목의 수출 확대도 지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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