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벌레들 뭐야” 이른 더위에 지하철 뒤덮은 ‘팅커벨’
일명 ‘팅커벨’로 불리는 동양하루살이가 따뜻한 날씨 탓에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출몰하고 있다.
11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는 “지금 경의중앙선 열차 상황”이라며 지하철 내부를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에는 동양하루살이 수십 마리가 지하철 내부 벽과 조명, 광고판 등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이 담겼다.
글쓴이는 “정체불명의 벌레들이 열차 안에 가득하다”며 “그래서 그런지 좌석이 많이 비어 있다”고 전했다.
‘정체불명의 벌레’는 동양하루살이다. 몸길이가 18~22㎜인데, 날개는 50㎜로 훨씬 길어 ‘팅커벨’이라는 별명을 가졌다. 사람에게 전염병을 옮기는 해충은 아니지만, 날개를 펴면 5㎝나 돼 시민들을 놀라게 한다.
2000년대 초부터 국내에서 출몰했다. 5~6월과 8~9월 하천을 낀 지역에서 주로 발생한다. 수온이 올라가면 물속 유충의 성장 속도도 빨라진다. 올해는 1973년 이후 가장 더운 4월로 기록될 정도여서 한강 지류 수온이 올라가며 예년보다 더 이른 시기에 창궐한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에는 5월 중순쯤 동양하루살이 떼 수만 마리가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 모여들어 화제가 됐다. 경기장 내부 조명이 켜지자 불빛을 보고 모여든 것이다. 사체가 쌓이면 악취가 나 지자체에 민원이 빗발치기도 한다.
지난해 서울 성수동 일대를 중심으로 동양하루살이 관련 민원이 많이 접수됐던 성동구는 지난 8일 해충퇴치기 가동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성동구보건소는 이달부터 한강 주변의 공원 등에 불빛으로 유인해 해충을 퇴치하는 친환경 방제장비인 ‘해충퇴치기’를 가동 중이다. 또 발견 신고가 들어오면 방역기동반을 통해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
동양하루살이 떼를 피하기 위한 요령도 안내했다. 시설의 조명을 줄이거나 백색 등을 황색등으로 교체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창문 등에 붙은 동양하루살이는 분무기로 물을 뿌리면 제거된다. 날개가 물에 젖으면 무거워 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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