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아는기자들] 강남언니, 일본 시장을 노린 홍승일의 '천하삼분지계'

임경업 기자 2024. 5. 13. 08: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3회 발행하는 뉴스레터 [쫌아는기자들] 입니다. 전문은 유료 구독자에게 공개. 유료 가입(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58656). 일부 보는 무료 가입(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43087)

“북으로는 조조가 굳건하여 그와 더불어 싸울 수 없으며, 남으로는 손권이 강동을 3대째 지배하고 있어 백성들은 그에게 의지하고 현명한 사람은 이미 그의 사람이 되었으니 그를 도울 수는 있어도 도모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형주의 유표와 익주의 유장은 백성을 보살피는 역량이 부족하고 서툴러 그들의 안위를 지켜주지 못할 것이 분명하오니 먼저 형주와 익주를 취하여 백성들의 마음을 달래십시오. 그 후 동쪽으로는 손권과 연합하여 북쪽의 조조에 대항하는 자세를 취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삼고초려 끝에 온 제갈량이 유비에게 이야기한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의 일부입니다. 이미 천하의 조조와 손권의 세력이 크니, 남은 곳 중 잠재력이 큰 곳을 모두 가져서 세력의 균형을 셋으로 나누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천하를 도모하자고요.

‘강남언니’라는 서비스 이름으로 더 익숙한 힐링페이퍼의 창업자, 홍승일 대표는 일본 시장 진출을 이야기하면서 ‘천하삼분지계’를 이야기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에 1위 플랫폼이 있고, 한국에서 1등을 차지한다 하더라도 미국과 중국 플랫폼을 이길 수는 없다고요.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1등을 도모한 뒤, 동남아 시장까지 차지해서 천하를 삼분으로 쪼개야 글로벌 경쟁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답니다. 홍 대표가 천하삼분지계로 일본 진출을 결심한 것은 2019년, 5년이 지나 2024년 강남언니는 지난해 일본에서 8배 성장을 이뤘습니다.

힐링페이퍼는 두 가지 뜨거운 이슈와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첫째는 일본 시장 진출, 둘째는 의료 플랫폼이라는 점입니다. 일본 정부의 라인 압박과 관련해, 한국 스타트업 업계에선 ‘일본을 신뢰할 파트너로 봐야 하는가’라는 논란이 나옵니다. 의료 플랫폼과 관련해서도 의료계의 꾸준한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의사 증원, 플랫폼 논

란의 기저에는 ‘과연 의료를 서비스로 봐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의료 공공성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이 충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홍 대표와 힐링페이퍼, 강남언니는 이런 이슈에 대해 뚜렷한 관점을 이야기합니다. 일본은 ‘아시아의 핵심 시장’, 의료는 ‘시장 논리가 중요한 의료가 따로 있고, 이 시장에서 강남언니는 아주 좋은 파트너’라고요. 어느덧 창업 10년차를 향해 달려가는 홍 대표를 만났습니다.

도쿄 시부야역에 걸린 강남언니 광고. /힐링페이퍼 제공

1. 지난해 일본 매출 8배 성장, 월 2만명 일본인이 쓰는 강남언니

“일본 사업은 2022년에 약 10억 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2023년에는 80억 원 정도로 외형적으로 8배 가량 성장했죠. 하지만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표는 매출액보다는 강남언니를 통해 실제로 병원을 선택한 유저 수인데요. 이 수치가 2022년 대비 2023년에 12배 증가했습니다.”

-일본 고객을 한국 성형외과나 피부과로 데려오는 것인가요, 일본 내 시장에서 매칭을 해주는 것인가요.

“일본 비즈니스는 도메스틱과 크로스보더로 구분됩니다. 도메스틱은 일본 고객이 일본 내 병원을 선택하는 것, 크로스보더는 일본 고객이 한국의 병원을 선택하는 경우죠. 현재 일본 내 병원은 대략 1000곳이 강남언니에 입점해있고요, 일본 유저들이 일본 병원을 선택하는 비율이 월 약 1만명, 일본 유저가 한국 성형외과를 선택하는 경우 1만명. 이렇게 반반입니다. 일본에서 강남언니를 이용하는 실제 유저(MAU)가 평균 약 12만명, 현재 앱 다운로드 수는 약 100만건을 돌파했습니다.”

-일본에도 트리뷰라는 이름의 경쟁앱이 있습니다.

“미용 의료 시장은 크게 시술 시장과 수술 시장으로 구분합니다. 시술 시장은 보톡스와 같은 안티에이징이나 슬로우에이징을 목표로 하는 것이고요, 수술은 눈, 코, 턱 등과 같이 얼굴의 형태가 바뀌는 의료입니다. 일본 시술 시장에선 강남언니가 1등이라고 봅니다. 그동안 강남언니는 일본 내 시술 병원 영업에 주력해왔고, 일본 경쟁사인 트리뷰보다 입점 병원 수도 많고 시술 병원 선택 유저 수도 많다고 추정해요. 트리뷰의 정확한 수치는 모르지만요.

반대로 수술 시장에서는 트리뷰가 확실한 1등이고, 강남언니가 2등입니다. 수술 병원 입점과 상품도 트리뷰가 훨씬 많거든요. 작년 하반기부터 강남언니도 수술 병원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서비스 초기 일본 내 수술 상품이 2000개 정도였는데, 현재는 1만개를 넘겼습니다. 기존 상품의 초기 후기 확보에 집중하는 중입니다. 후기 작성 시 10~20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제공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도 병행하고 있고요.”

-한국에서 초기 강남언니는 시술이 아니라 수술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일본에서 다른 전략을 쓴 이유는 일본 시장의 차이 때문?

“한국에서는 2015년 창업 당시부터 수술을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이후에 시술 부문으로 확장해 나갔죠. 반면 일본 시장에 처음 진출할 당시에는 수술보다는 관여도가 낮은 시술 부문을 공략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당시 일본은 성형 등 관여도 높은 의료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결정하기에는 시장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관여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시술 영역부터 침투해 나가기로 했던 것이고요.”

2. “파이를 키워야, 입지도 달라진다” 한국 내 위기 속에서도 일본 진출

-일본 진출의 계기는요. 일본으로 가야겠다고 해서 갔다?

”우연히 시장의 신호를 통해서요. 강남언니는 일본에서 별다른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 한국 제휴 병원들이 먼저 이야기를 해줬어요. ‘혹시 강남언니, 일본에서 마케팅을 하고 있느냐’고 문의가 들어왔어요. 일본 고객들이 한국 병원에 강남언니 앱 스크린샷을 들고 와서 가격 문의를 한다는 거예요. 구글 애널리틱스(분석툴)로 확인해 보니 원래는 중국이 강남언니 접속 국가 2위였습니다. 일본이 거의 따라잡더니, 어느 순간 일본 접속자 수가 중국을 역전하더군요. 이 시그널을 계기로 일본 시장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일본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전략이라기보다는 시장의 반응이 저희를 움직이게 한 셈이죠”

-일본에도 분명 다른 서비스들이 있었을텐데요. 협업을 하거나, 제휴를 하거나. 다른 방법도 분명 있었을 겁니다.

“일본 다른 업체에서 먼저 협업 제안이 왔습니다. 당시 일본에는 미용 의료 정보 관련 앱과 웹 서비스 3~4 곳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었는데요. 그 중 한 곳이었죠. 저희에게 ‘일본 미용 의료 시장 유저의 절반이 강남언니를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일본으로 건너갔죠. 갔더니 정말 많은 유저들이 강남언니를 알고 있더라고요. 시장 조사도 여러 달 했고, 가능성도 컸죠. 하지만 ‘일단 일본 시장 진출은 접어두자’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일본 이용자의 절반이 강남언니를 알고 있었을 정도라면 아주 매력적인 시장인데요. 왜 접어뒀나요.

“문제는 누가 갈 것인지 였죠. 할 사람이 없었거든요. 원칙은 심플했습니다. 회사 경영진 중에 일본 진출이 자신의 우선순위에서 두번째나 세번째이면 안 된다. 무조건 일본 사업이 제1순위 일로 총대를 맬 사람이 필요하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누구도 일본 진출에 올인할 준비가 안 됐거든요. 그렇게 접어두고 있다가 임현근 CBO가 손을 들었기 때문에 진출이 가능했습니다.”

-당시 강남언니의 상황을 보면 한국에서도 쉽지 않았습니다. 의료 플랫폼 논쟁이 계속되고 있었고요. 우선 한국의 갈등이나 문제를 푸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나았을 수도 있었는데요.

”오히려 일본 진출이 한국 의료계와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기회라고 봤습니다. 한국에서 의사협회 등 의료계와 지속적으로 신뢰 관계를 쌓아가려면 파이(시장)를 키워드려야 했거든요. 한국 시장만 놓고 보면 의사분들은 저희 플랫폼이 파이를 키운다기보다는 기존 파이를 재분배하는 중개업자일 뿐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이대로는 업계 내에서 존중받기 어렵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파이 자체를 확대하자는 결론에 이르렀죠.

또 한국 의사분들은 내국인 환자 유치를 두고는 경쟁이 치열해 플랫폼을 부정적으로 보시지만, 외국인 환자 유치에는 우호적이신 편이에요. 내수 환자는 주머니 싸움이라면 외국인 환자는 파이 확대로 여기시는 거죠. 그래서 한국 시장이 성숙도 10이라면 일본은 1 정도에 불과해도 의료계에 미칠 임팩트는 클 거라고 봤어요. 저희 브랜드의 입지도 달라질 테고요.”

홍승일 힐링페이퍼 대표. /힐링페이퍼 제공

3. ‘세계 1위 목표’ 공언, 홍승일의 ‘천하삼분지계’

-2020년 강남역 일대에 붙었던 채용 광고를 기억하는데요. 그때도 광고에 ‘세계 1등 목표’라고 적었습니다. 그때부터 사실 일본 진출을 염두에 둔 줄 알았는데요.

“시점의 문제일뿐, 강남언니가 언젠간 한국과 일본, 동남아 시장의 1위가 되어야 한다는 목표는 확실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 10~20년 더 1등을 한다고 해도 언젠가는 도태될 수밖에 없거든요. 중국과 미국에는 확고한 1위, 거대 플랫폼들이 이미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한국에서만 1등해서는 결국 글로벌 경쟁에서 상대가 되지 않을 겁니다.

미용 의료 플랫폼 시장이 결국 미국, 중국, 동아시아권으로 삼국지가 될 것으로 봤고요. 동아시아를 하나의 시장으로 보고, 한국과 일본을 아우르는 1등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그 정도 되면 천하삼분지계에서 한 축을 담당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동아시아에서 한국이나 일본 어느 한 시장에서만 1등해서는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한일 통합 1위, 더 나아가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까지 아우른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죠.”

-일본 진출 시기가 코로나와 겹칩니다.

“일본 진출 초기에는 ‘크로스보더로 침투해서 도메스틱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2019년 말이었고요. 당시 이미 상당수 일본 고객들이 한국에서 시술 혹은 수술을 받았었고요. 일본에선 2~3년 정도 미용 의료 트렌드를 앞서갔던 ‘인플루언서’들이었죠.

인플루언서들이 일본 현지 병원보다 한국 병원을 선호했고, 이들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팔로워격 일반 유저들에게 알리는 전략이죠.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가 강남언니에 축적되면 자연스럽게 일반 소비자들도 강남언니 플랫폼에 유입될 것이라 봤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 로컬 병원들에게 영업해 도메스틱으로 시장을 확장한다는 계획이었죠. 처음 2~3달은 요 전략의 실적이 빠르게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뜻대로 되는 것이 없어야 스타트업입니다. 코로나가 터졌습니다. 크로스보더 전술이 완전히 막혔죠. 이 상황이라면 일본 로컬 병원 영업은 꿈도 꾸기 어려운 상황이었죠.

결국 그래서 찾은 수가 현지 플랫폼 인수였습니다. 2020년 8월 일본 현지 2위 서비스였던 ‘루코모’를 인수했어요. 루코모에는 일본 현지 병원에 대한 후기와 콘텐츠가 쌓여있었거든요. 강남언니는 그걸 사왔던 것이고요.”

-루코모를 인수하면 크로스보더 전략, 일본 이용자를 한국으로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일본 로컬 사업에 집중해야 할텐데요.

“네. 그걸 감수하고 전략을 완전히 수정한 것입니다. 우리 역량과 사업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반박자 빠르게 도메스틱이 된 것이죠. 상황에 맞춰 전략을 수정해야만 했고, 그 후에도 1~2년 정도 성장은 지지부진했습니다.”

-부진했던 일본 도메스틱 시장이 성장으로 반전한 계기는요.

“코로나가 완화되고, 크로스보더가 열리면서부터 시너지가 났습니다. 코로나 전 일본 고객이 강남언니를 통해 한국 병원에서 수술이나 시술을 받는 건수가 4개월 동안 3000명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지난 3월 한달에만 한국 병원을 찾은 일본 고객은 1만3000명 정도가 돼요.

크로스보더가 늘어나니, 자연스럽게 도메스틱도 늘었습니다. 한국 병원이나 해외 병원을 알아보려 들어왔던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일본 국내 병원에 대한 정보나 후기도 같이 보게 되고, 이 병원을 선택하고요. 2022년 중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세에 불이 붙었습니다.”

강남언니의 국내 광고, '목표는 전세계 1위'를 내세웠다. /힐링페이퍼 제공

4. “일본 시장은 한국의 3배... 객단가는 한국의 2~3배, 잠재고객도 많아”

-일본 시장을 어떻게 정의내립니까?

“굉장히 매력있는, 한국보다 3배 정도 큰 시장입니다. 인구 규모가 한국보다 크니까, 절대적인 성형, 피부 시술 건수는 이미 한국보다 많고요. 한국은 객단가, 고객 1명이 성형 수술이나 시술에 쓰는 돈이 작은 반면 일본은 객단가가 한국의 2~3배 이상 됩니다. 상업적 관점에서 본다면 잠재 고객은 훨씬 크고, 객단가는 큰 셈이죠.

-한국이 객단가가 낮은 시장이군요. 경제적으로는 그렇다면 경쟁이 심화해 가격이 떨어진, 오히려 성숙한 시장인셈인데요. 일본도 시장이 성숙하고 기술이 발전하면 객단가가 떨어지지 않을까요.

“그와 동시에 고려해야 할 문제가 침투율입니다. 딜로이트에서 미용 의료 관련 리포트를 내고 있는데요. (실제 숫자는 약간 다를 수 있으나) 미용 의료 경험자 수를 고려해 인구 100명당 미용의료를 경험한 사람의 비율, 침투율을 조사합니다. 한국의 침투율이 약 20% 입니다. 미국은 15%, 일본은 10%, 중국은 2% 내외로 분석해요.

우선 일본은 이 기준에선 한국 수준까지 2배는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단, 대중화가 되면 자연스럽게 가격은 떨어지겠죠. 실제 일본은 지금도 보톡스가 10만원 이상 합니다. 한국은 5만원 이하에 받을 수 있는 곳들도 있으니까요. 가격이 낮아지겠지만, 대중화가 되면서 시장 전체 파이는 커질 것이라 봅니다.”

-일본 소비자들은 선택에 있어서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만큼 온라인의 후기나 플랫폼이 개입할 여지가 더 없는 것 아닐까요.

“일본 시장은 한국이나 중국에 비해 더 보수적인 성향이 있어요. 온라인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도 강하고요. 특히 미용의료 서비스는 탐색재라기보다는 경험재에 가까워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구매 결정이 쉽지 않은 영역이죠.

일본 시장 정착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던 것입니다. 시장 정착 속도가 더딜수록 이를 버텨낼 체력이 필요한데, 이 부분은 크로스보더 부문이 버팀목이 되어줄 거라 기대했죠. 일본에서 한국으로 시술을 받으러 오는 수요는 비교적 빠른 속도로 수익화할 수 있으니까요. 크로스보더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버티면서, 일본 로컬 병원을 이용하는 고객은 장기적 관점에서 끌어안자는 전략이었지만, 전략이 비록 틀어졌고, 예상보다 시장 정착이 더뎠습니다. 이제 일본 비즈니스 규모가 한국 사업의 4분의 1 수준이에요. 여기까지 오는데 5년이 걸렸으니까, 사실 단기간에 돌파한 것은 아닙니다.”

-결국 플랫폼은 누군가와 누군가의 연결입니다. 병원과 사용자를 연결한다고 했을 때, 아무리 사용자가 많아도 병원이 들어오지 않으면 의미가 없죠. 일본 병원에 영업도 쉽지 않았을텐데요.

“쉽지 않은 과정이었죠. 1000여 개의 일본 로컬 병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한국 기업인 강남언니가 왜 일본에 진출했고,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설득해야 했으니까요.

사실 이 부분은 전적으로 일본 현지 팀의 놀라운 영업력 덕분이었어요. 애초에 일본 공동대표로 모셔온 카토 유타 상이 리크루트라는 일본 대기업에서 300~500명 규모의 조직을 이끌던 분이었거든요.

유타 상을 필두로 현지 팀을 꾸렸고, 일본인들로 구성된 영업팀이 병원들을 상대로 빠르게 영업 활동을 전개했죠. 한국은 500개 병원 입점에 4년이 걸렸다면, 일본은 1년 만에 그 목표를 달성했으니까요. 엄청난 현지 영업력이었던 것입니다.”

-일본에서 인수한 법인과의 화학적 결합도 쉽지 않은 문제였을텐데요.

“아, 루코모는 정말 훌륭한 팀이 창업했던 곳이었죠. 당시 루코모 서비스도 2년 안에 엑싯을 한 경우였습니다. 루코모 팀은 회사를 팔고 완전히 떠나 새로운 창업을 했습니다. 그 법인도 일본의 유망한 VC들에게 투자를 많이 받았고요.”

-올해는 일본 시장에서 몇 배 성장을 예상하시나요.

”2배 정도 예상합니다. 이제 일본 시장에서는 트리뷰와 강남언니, 이렇게 두 개 정도로 경쟁 구도가 압축된 상황인 것 같아요. 저희는 시장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하는데요. 크로스보더 시장은 수술/시술 구분 없이, 트리뷰가 아이폰 앱에 한국 국기를 붙이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음에도 강남언니가 압도적인 1위고요. 도메스틱 시술 부문에서는 양사가 비슷한 수준이지만 그래도 저희가 근소하게 앞서는 것 같고요. 반면 도메스틱 수술 시장은 아직 격차가 좀 있는 편이라 트리뷰에 뒤처진 2등이고요. 다만 저희의 성장세가 트리뷰를 앞서고 있어서 점차 그 격차를 좁혀야 하고요.”

쫌아는기자들이 만드는, 뉴스레터 [스타트업]은 주 3회 발행하는 유료레터입니다. 오늘의 무료 콘텐츠는 여기까지 입니다. 쫌아는기자들은 네이버나 구글에선 못보는 스타트업 속내와 스토리를 전달합니다. 순수하게 유료 구독자들의 구독료로만 운영합니다. 좋은 콘텐츠 만들겠습니다, 많은 응원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아래는 전문에 있는 ‘질문’과 ‘그래픽’ ‘사진’ 입니다. 유료 구독하면 전문은 물론이고 과거 3년간 모든 콘텐츠를 볼 수 있습니다.

5. 미용 의료 시장 규모의 15%를 차지하는 시장, “시장 경쟁하는 의료는 따로 있다”

-미용 의료에서 수술, 시술 시장을 구분하는데. 어느 시장의 잠재력이 더 큰가요?

-강남언니가 어느덧 10년차 스타트업이 됐습니다. 이제 강남 성형외과에선 모르는 이가 없는 플랫폼이 됐지만. 10년 정도 사업을 하면 처음 계획, 방향, 목표와 비전이 바뀌기도 합니다. 지금의 강남언니는 과거와 무엇이 달라졌나요.

-의료를 시장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논쟁이 계속 따릅니다. 여기서 의료 플랫폼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고요.

강남언니 앱 서비스 모습. /힐링페이퍼 제공

6. “성숙한 시장에선 광고, 오히려 미성숙 시장이 수수료 모델”

-강남언니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 따져봅시다. 의료 중개 수수료를 한국에서 받는 일은 불법이고요. 전적으로 광고로 돈을 벌고 있죠?

-해외 의료 플랫폼들은 환자 중개 수수료를 받지 않나요. 강남언니도 일본에선 수수료를 받고 있고요.

-그렇다면 수수료나 광고는 모두 규제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의 성숙도 문제다?

-한국 미용의료 시장의 규모는 어느 정도 될까요?

7. 비급여, 시장 경제 의료 시장의 파트너 “오히려 강남언니 적극 배우는 의사분들도”

-근본적으로 의료에 플랫폼이 들어오는 것을 꺼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비대면 의료 플랫폼, 병원 예약 플랫폼… 모두 거센 반대와 의료계에서 이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분들도 있고요. 반대로 의료에 적극적으로 플랫폼을 도입하는 해외 국가들도 있습니다.

-자유 시장경제에 가까워질수록, 일부는 그 경제의 변화가 달갑게 다가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의사분들이 강남언니를 원망했을 수도요.

8. 언니라는 글로벌 앱 출시, “다음 타깃은 태국과 싱가포르”

-언니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앱을 출시했습니다. 성과는 어느 정도인가요.

-왜 다음 타깃 1호가 태국인가요. 태국 고객에세 한국 병원은 무척 비싸지 않을까요. 태국의 고소득층을 겨냥? 그다음 목표 싱가포르요?

-한국이 미용 의료의 세계 1위가 된 비결은 무엇일까요. 이렇게 전세계 고객들을 끌어올 수 있는 근본적 이유요.

힐링페이퍼 팀원들 단체 사진. /힐링페이퍼 제공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