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통제 옥죄는데‥외국 캐릭터는 예외?

최유찬 2024. 5. 13.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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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 앵커 ▶

통일전망대입니다.

북한은 최근 10여 년 만에 전국 파출소장 회의를 개최하는 등 외부 문물 등에 대한 주민 통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외국 캐릭터를 사용하는 모습은 잇따라 포착되고 있는데요.

왜 그런 건지 최유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얼마 전 북한 전역의 분주소장, 즉 파출소장 회의가 개최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외부 문물 등 사회주의 요소 침해 행위에 대한 단호한 투쟁을 주문했습니다.

[조선중앙TV] "사회주의 우리 조국을 침해하는 모든 요소들과 견결히 투쟁하는 예리한 칼날이 되고…"

하지만 이런 통제 강화 움직임 속에서도 유독 외부 캐릭터에는 예외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개막한 봄철피복전시회, 북한에서 자체 생산한 5만여 점의 옷이 출품됐는데, 눈에 잘 띄는 앞쪽에 세워진 마네킹이 눈길을 끕니다.

분홍색 곰 그림이 새겨진 아동복, 디즈니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의 캐릭터 '랏소 베어'와 유사합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저작권이나 이런 계약을 한 사례는 없는 걸로 알고 있고요. 실제로 지적 재산권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북한이 이런 식으로 해외 캐릭터를 무단 도용하는 사례는 빈번하게 등장합니다.

평양 쇼핑몰에는 영국의 '바다탐험대 옥토넛' 캐릭터가 그려졌고, 우리나라 캐릭터 '출동 슈퍼윙스'가 프린트된 풍선도 등장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외무성 홈페이지를 통해 김 위원장이 평양 양말공장을 찾아 헬로키티가 그려진 양말을 보고 기뻐했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념적 위험성이 낮은 어린이 콘텐츠의 경우 북한 당국의 통제 강도가 다른 부분보다 상대적으로 느슨할 수 있다고 추정합니다.

또 '영리한 너구리' 같은 자체 캐릭터의 활용도를 높이고는 있지만 한계가 있고, 결국 외국 캐릭터에 의존하는 상황이 초래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여러 가지 캐릭터에 자국의 향토를 강조하고 있지만 그게 전환하는 시간이 좀 필요하기 때문에 묵시적으로 (외국 캐릭터를) 허용하고 있다는 정도로 봐야 될 것 같아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 따라 외부 문화를 접하면 엄격하게 처벌하면서도 외국 캐릭터에는 관대한 이중적인 잣대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최유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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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찬 기자(yucha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today/article/6597714_365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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