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친구랑 같이 휠농,너무 잼나요" 코웨이블루휠스X창현초 아이들의 행복한 체육시간[현장리포트]

전영지 2024. 5.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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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현이와 함께 체육시간에 함께 달릴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어요. 우정이 더 돈독해졌어요. 휠체어에 앉아서 하는 프로그램이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창현초 6학년 4반 '절친' 박나연 김가현 변성연양과 코웨이 블루휠스 에이스 김상열, 캡틴 곽준성이 휠체어농구 체험 수업 후 환하게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코웨이 블루휠스
사진제공=코웨이블루휠스
사진제공=코웨이블루휠스

"아, 좀더 하면 안돼요? 한 시간 더 하고 싶어요."

지난 9일 경기도 남양주 창현초등학교 체육관, 난생 처음 휠체어농구를 접한 6학년 4반 아이들이 종료 휘슬에 아쉬움 가득한 탄성을 내질렀다. 코웨이 블루휠스 휠체어농구단이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국가대표 에이스들이 훈련장 인근 남양주 소재 초등학교를 직접 찾았다. 이름 하여 '찾아가는 어린이 휠체어농구 체험교실'. 7일 평내초를 찾은 데 이아 9일엔 창현초를 찾았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6학년 3개 학급 72명 학생들이 40분간 휠체어를 씽씽 달리며 농구를 배웠다.

서울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출신 휠체어농구 1세대 임찬규 단장이 장애인식 개선 '일타강사'로 나섰다. "장애는 앓는 게 아니고, 장애는 아픈 게 아니라 조금 불편한 거예요"라는 말에 아이들이 "네!" 답했다. "장애인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해요?"라는 질문에 한 남학생이 "먼저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보고, 어떻게 도와드릴지 물어보고, 도와드려야 해요!"라고 했다. 박수가 쏟아졌다.

코웨이 에이스 김상열이 창현초 아이들에게 휠체어 조작법을 알려주는 모습. 사진=전영지 기자
코웨이 베테랑 에이스 오동석이 창현초 아이들에게 휠체어 조작법을 가르쳐주는 모습.
사진제공=코웨이블루휠스
사진제공=코웨이블루휠스
사진제공=코웨이블루휠스

곧이어 휠체어 수업이 시작됐다. 올해 춘천 타이거즈에서 코웨이로 이적한 '국대 에이스' 김상열이 휠체어에 앉은 아이들에게 자상하게 조작법을 일러줬다. '재능나눔'이 몸에 밴 '전 캡틴' 양동길이 익숙하게 아이들을 이끌었다. 휠체어 릴레이로 휠체어와 친해진 아이들은 미니게임을 시작했다. 선수, 친구들의 패스를 받아 있는 힘껏 슈팅을 날렸지만 쉽지 않았다. 남학생조 에이스 (김)가람이의 슈팅이 림을 꿰뚫자 아이들이 "우와!" 환호했다. 가람이는 "휠체어를 타고 농구를 하는 건 처음"이라고 했다. "힘들지만 재미있었어요. 선수들이 너무 잘해서 멋있어요"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친구들에게도 꼭 체험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라고 했다.

가현이의 버저비터 슈팅이 훌라후프 림을 통과했다.

여학생조에선 뇌병변 장애가 있는 (김)가현이가 짜릿한 버저비터 골을 쏘아올렸다. 코웨이 선수 오빠들이 뽑은 MVP에 선정됐다. 가현이의 미소에 '절친' (변)성연이, (배)나연이도 신이 났다. "농구선수가 꿈"이라는 가현이는 "주말에 아빠랑 농구를 자주 한다"고 했다. "휠체어농구는 보기만 했고 실제론 처음 해봤는데 재미있다. 친구들과 함께 하니까 우정이 더 돈독해진 것같다"며 웃었다. '단짝' 성연이는 "가현이랑 체육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가현이랑 같이 할 수 있는, 앉아서 하는 종목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원래 체육을 안 좋아한다던 나연이도 "어렵지만 재미있었다. 더 배워보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농구소녀'들은 휠체어농구 리그가 곧 시작된다는 말에 "언제요? 저희 응원 갈래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제공=코웨이 블루휠즈

코웨이 블루휠스를 초청한 홍정기 창현초 교장은 "아이들이 휠체어농구 체험을 통해 함께 장애인 친구와 함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단 걸 배우고,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통해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낯설어할 줄 알았는데 금방 적응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면서 "평소 만나기 힘든 국가대표 선수들도 만나고, (코웨이에서)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미연 담임교사는 "뇌병변 장애가 있는 친구 마음도 이해하고 휠체어를 함께 타면 모두가 똑같이 자유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신청했다. 서로를 이해하는 폭을 넓히고 싶었다"고 했다. "아이들을 보면서 뭉클하고 뿌듯했다. 가현이는 늘 자유롭게 달리고 싶어했는데, 혼자 휠체어를 타면 티가 나지만 다같이 하니까… 장애에 대한 편견 없이 행복하게 즐기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며 흐뭇해 했다. "더 많은 친구들이 이런 프로그램을 경험했으면 좋겠다. 장애는 불편한 것일 뿐이라고 아이들에게 늘 말해왔는데 오늘 몸으로 체험하니 훨씬 와닿을 것같다"고 했다.

뜨거운 사인 공세 사진제공=코웨이 블루휠즈
코웨이 블루휠스 캡틴 곽준성 사진=전영지 기자

수업 후 곽준성 앞에 아이들이 도열했다. 긴 사인 행렬, 아이들은 스타를 대번 알아봤다. 곽준성은 "초등학교는 올해 처음 왔는데 아이들이 어려워하지 않고 적극 참여하고 즐거워해서 기쁘고 고맙다"며 웃었다. "아이들의 생기발랄한 에너지를 우리가 받아가는 것같다. 올 시즌도 우승이 목표인데 큰 힘을 얻어간다"고 했다. "이런 행사를 통해 장애 인식개선은 물론 휠체어농구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 아이들이 자라서 동호인도 되고 팬도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영무 코웨이 블루휠스 감독과 강희준 코치.

'국가대표 사령탑' 김영무 코웨이 감독은 "매년 5~6회 이상 학교에서 지속적인 재능나눔 체험 수업을 하면서 우리 선수들도 달라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람쥐 쳇바퀴같은 선수들의 삶에 이런 행사가 큰 활력소가 된다. 실업팀 코웨이로 오면서 선수들의 프로 의식도 더 커졌고, 이런 활동을 통한 '코웨이'기업 홍보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휠체어농구를 배운 후 아이들이 달라졌다는 말도 듣는다. 아이들이 성장하고 변화한다면 그걸로 성공"이라며 웃었다.

임찬규 코웨이 블루휠스 단장이 휠체어농구 미니게임 전 아이들에게 게임의 룰을 설명하고 있다.
임찬규 코웨이 블루휠스 단장이 휠체어 릴레이를 위해 콘을 설치하는 모습..
임찬규 코웨이 블루휠스 단장. 사진제공=코웨이 블루휠스

임찬규 단장은 "초등학교 대상의 휠체어농구 체험은 확실히 '조기교육'의 효과가 있다"면서 "스포츠 선진국에선 유치원 때부터 장애인과 함께하는 이런 시간을 많이 갖는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함께하는 스포츠를 배우는 것이 중요한데 우리는 아직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 이제 시작이다. 우리뿐 아니라 다른 스포츠단에서도 이런 활동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바랐다.

코웨이 블루휠스는 2022년 라이프솔루션 기업 코웨이가 창단한 대한민국 최초의 휠체어농구 실업팀으로 창단 직후부터 휠체어농구 체험교실을 통해 장애 인식 개선과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적극 나서왔다. '모두의 운동회' 서울림운동회가 출범한 2022년부터 수서중, 서울사대부고 등 참여학교 대상 휠체어농구 재능나눔 교실을 함께 해왔다.
남양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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