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에 뛰는 이것, 11조 시장으로 '훌쩍'…삼성·LG도 팔 걷는다

오진영 기자 2024. 5. 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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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양대 전자 부품사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 열쇠로 주목받는 부품 개발에 속도를 낸다.

기존 제품보다 내구도와 용량을 대폭 개선한 유리(글라스) 기판이 주인공으로, AI 서버를 구축하려는 대형 고객사들은 이미 주문량을 늘리면서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그동안 유리기판 제작 비용이 비싸고 생산라인 구축이 어려워 진입이 조심스러웠으나, AI 서버용 고효율 칩을 요구하는 고객사들이 늘면서 개발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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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김현정 디자인기자


국내 양대 전자 부품사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 열쇠로 주목받는 부품 개발에 속도를 낸다. 기존 제품보다 내구도와 용량을 대폭 개선한 유리(글라스) 기판이 주인공으로, AI 서버를 구축하려는 대형 고객사들은 이미 주문량을 늘리면서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양사는 기술 확보를 서둘러 미국·일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포부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오는 3분기~4분기 사이 유리기판 생산을 위한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미 내부에서는 상당 부분 관련 작업이 진척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의 "2026년~2027년 내 양산을 고려 중"이라는 발언에 묻어나는 자신감처럼, 당초 시장이 전망했던 시기보다 훨씬 앞당겨진 시점이다.

LG이노텍도 유리기판 기술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문혁수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유리 기판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공언할 정도로 관심이 남다르다. LG이노텍 내부에서는 연구개발(R&D)부서를 중심으로 인력 충원에 나서는 등 핵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가 유리기판 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챗GPT 등 생성형 AI 수요가 폭증하면서 AI 서버를 구축하려는 고객사들이 늘어서다. 유리기판은 유리의 특성을 활용해 기존 기판보다 더 미세한 공정이 가능하고, 열에 강해 고성능 초미세 칩 패키징(후공정) 구현에 적합하다. 기판 두께도 20~30% 이상 줄일 수 있으며, 소비 전력도 최대 30~40% 이상 감축할 수 있다. 그동안 유리기판 제작 비용이 비싸고 생산라인 구축이 어려워 진입이 조심스러웠으나, AI 서버용 고효율 칩을 요구하는 고객사들이 늘면서 개발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유리기판은 기존 기판보다 최소 5배 이상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인텔과 AMD 등 주요 고객사는 한 발 앞서 유리기판 공급망 확보에 나섰다. 특히 AMD는 주요 기판 제조사들과 함께 성능 검증까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 메모리 업체까지 유리기판 적용을 늘리면 시장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전세계 유리기판 시장 규모가 2023년 9조원에서 오는 2028년 11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조만간 유리기판 분야에서 유의미한 협업 발표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장덕현 사장은 "(유리기판이) 수주형 사업인 만큼 지금 고객들과 논의 중"이라고 언급했으며, 문혁수 CEO도 "주요 고객사인 북미 반도체 회사가 유리 기판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전자부품업계 관계자는 "미국 코닝이나 일본 아사히글라스뿐만 아니라 세계적 수준의 제조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이 만드는 유리기판은 분명히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적기 공급할 수 있도록 생산라인 구축을 서두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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