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언론협회, "애플의 AI 광고차단 기능, 언론사 재정에 위협"

워싱턴DC의 애플 스토어. /연합뉴스

영국 언론 매체들이 애플의 차기 인공지능(AI) 광고 차단 기능이 언론사의 재정 지속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내달 열리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WWDC’에서 소개될 iOS 18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이른바 ‘웹 지우개(web eraser)’라는 기능을 포함할 예정이다. AI기반으로 구동되는 이 기능은 애플의 브라우저인 ‘사파리’에서 광고 등 원하지 않는 콘텐츠를 차단할 수 있게 한다.

IT매체 등에서 이 같은 업데이트 소식이 보도된 후, 영국 뉴스 미디어 협회(NMA)는 지난 10일 애플의 영국 정부 업무 책임자에게 서한을 보내 “광고는 미디어 등 출판사의 주요 수익원이며, 웹브라우저나 소셜미디어 등은 대중이 뉴스를 접하는 주요 경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광고 차단은 자금이 많이 드는 전문 저널리즘 콘텐츠 창작자가 업무를 지속할 재정 확보 능력을 저해하고, 소비자는 중요한 정보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 NMA는 AI도구가 기사 콘텐츠를 선별적으로 변경하거나 삭제할 경우, 편집 책임에 대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NMA는 영국 더타임스, 가디언, 텔레그래프 등 주요 일간지를 포함한 영국 900여개 매체를 대표하는 단체다.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며 매체들은 생존을 위해 온라인 노출이 중요해졌지만, 사생활 보호 강화로 데이터 수집이 제한되며 타깃 광고가 어려워지는 추세다. NMA는 ‘웹 지우개’의 잠재적 영향을 논의하기 위해 애플과의 회의를 요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