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바닷가 돌탑에 쌓아 올린 가족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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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사찰 주변에서나 볼 수 있던 돌탑이 참 많이도 생겨났다.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사람들이 수양을 위해 사찰 앞 강가에 쌓은 크고 작은 돌탑은 또 하나의 이야깃거리를 남기며 명소로 자리 잡았다.
지난주 인천 영종도 하나개해수욕장 옆 바닷가에서도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돌탑을 발견했다.
바닷가에서 본 돌탑은 이전에 흔히 봐왔던 그것과는 느낌이 아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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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사찰 주변에서나 볼 수 있던 돌탑이 참 많이도 생겨났다. 사람들이 재미 삼아 시작한 돌쌓기가 규모가 확대되면서 저마다의 사연과 흔적들이 켜켜이 쌓인 결과일 것이다. 돌탑 하면 먼저 생각나는 곳이 진안 마이산 탑사이지만, 아기자기한 돌탑은 강원 인제군의 백담사가 으뜸이다.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사람들이 수양을 위해 사찰 앞 강가에 쌓은 크고 작은 돌탑은 또 하나의 이야깃거리를 남기며 명소로 자리 잡았다.
지난주 인천 영종도 하나개해수욕장 옆 바닷가에서도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돌탑을 발견했다. 바닷가에서 본 돌탑은 이전에 흔히 봐왔던 그것과는 느낌이 아주 달랐다. 시시각각 밀려드는 파도와 세차게 부는 바닷바람, 그리고 날카로운 갯바위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쌓은 이들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진정성을 느끼게 한다.
문득 돌탑을 쌓으며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생각했다. 가족끼리 온 사람은 식구들의 행복을, 연인끼리 온 사람은 영원한 사랑을 기원하면서 한 칸 두 칸을 쌓아 올렸을 것이다. 그런 의미를 생각하며 다시 바라본 돌탑이 때마침 저물어가고 있는 석양빛을 받아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순간 갑자기 들이닥친 파도가 갯바위를 넘어 돌탑들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사람들의 정성이 통했을까, 돌탑은 흔들림 없이 꿋꿋하게 서 있었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거친 파도 속에 하나하나 정성껏 쌓아 올린 돌탑처럼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나날이었으면 좋겠다.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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