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70년·70대 특종]<14>YH 여성노동자 신민당사 농성사건

2024. 5. 1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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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매일매일, 시시각각 한국일보 플랫폼은 경쟁매체보다 빠르고 깊은 뉴스와 정보를 생산하고 있다.

대다수 언론이 침묵하던 상황에서 한국일보에만 크지도 않게 게재된 YH사건은 부마사태와 10·26, 그리고 12·12로 이어지면서 역사적 물줄기를 바꾸는 단초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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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시시각각 한국일보 플랫폼은 경쟁매체보다 빠르고 깊은 뉴스와 정보를 생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1954년 창간 이래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거나 국민적 감동을 이끌어낸 수많은 특종이 발굴됐다. 지난 70년 다수의 특종과 사건 중 파장이 컸던 내용들을 연도별로 안배해 ‘70대 특종’을 골라내 뉴스 이용자들에게 소개한다.
YH 여성노동자들의 신민당사 진입, 농성 사실(사진의 붉은 표시)을 보도한 1979년 8월 10일 자 한국일보 7면. 억압적이던 시국으로 큰 비중으로 다뤄지지는 않았으나, YH 여공들의 상황을 알린 최초 보도였다.

역사의 흐름을 바꾼 특종이 때로는 외견상 크게 다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박정희 유신정권의 종말을 알리는 1979년 YH사건이 그랬다. 대다수 언론이 침묵하던 상황에서 한국일보에만 크지도 않게 게재된 YH사건은 부마사태와 10·26, 그리고 12·12로 이어지면서 역사적 물줄기를 바꾸는 단초를 제공했다.

YH사건은 단순한 노사분규에 그칠 수 있었다. 1979년 8월 9일 가발 봉제업체 YH무역 생산직 여성근로자 170여 명이 사측의 폐업공고에 반발할 때만 해도 정치적 휘발성이 없었다. 그러나 이들 노동자가 서울 마포 신민당사로 찾아와 농성을 시작하고, 해당 사실이 한국일보에만 10일 자부터 12일 자까지 보도되면서 공안 당국의 주목을 받으며 사태가 커졌다.

한국일보 취재기자가 경찰에게 폭행을 당하며 확인한 11일 자 17판 기사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서울 시경 기동대 경찰관들은 11일 새벽 2시께 2일째 신민당 당사 강당에서 농성 중인 YH무역 여성근로자들을 당사에 들어가 실력으로 해산시켰다. 함께 밤을 새우던 김영삼 총재를 비롯한 20여 명의 소속 의원은 경찰이 당사로 들어오자 2층에서 의자 등을 던지며 저지했지만, 기동대는 최루탄을 쏘며 4층까지 올라가 여성근로자들을 끌어내어 당사 밖 대기 버스에 태웠다.

경찰의 실력행사로 여성근로자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한편 경찰의 해산을 취재하던 한국일보 사진부 박태홍 기자, 사회부 최규식 기자, 중앙일보 양원방 기자 등이 경찰관 등에게 발길질, 주먹질 등을 당하고 플래시와 야간통행증을 빼앗겼다. 경찰은 이들 기자가 신분을 밝혔으나 대꾸 없이 폭행했다.

한국일보의 용기 있는 보도는 결과적으로 YH 근로자 편에 섰던 김영삼 총재 등 야당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 내는 계기로 작용했다. 미 국무부가 한국일보 보도 이틀 뒤인 14일 이례적으로 "여성근로자의 강제해산이 경찰의 과도한 대응이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이 명백하다"는 논평을 내놓는 등 국제사회의 주목도 이끌어 냈다.

대다수 언론학자들은 YH 여성노동자 신민당사 농성 사건에 대한 한국일보의 보도로 촉발된 박정희 정권의 강경 대응이 김 총재의 국회의원직 제명을 불러왔고, 결과적으로 유신정권을 무너뜨리는 부마항쟁으로 이어졌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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