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쉽고 저렴한 ‘초소형 군집위성’이 뜬다
‘뉴 스페이스’ 시대 활짝
국내 기업 경쟁력 높이려면
12일 우주개발 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 우주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초소형 군집위성 시스템 개발사업을 시작한 만큼 사업성을 치밀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세계적으로 군집위성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주쓰레기 양산과 우주 교통사고 위험 증가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 촘촘하게 관측… 초소형 군집위성 ‘확대일로’
군집위성 시스템이란 위성이 무리를 지어 서로 보완하며 동일한 임무를 수행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마치 전투기가 편대비행을 하며 작전을 수행하는 것과 유사한 원리다. 초소형 군집위성은 위성 1기당 무게가 100kg 이하인 초소형 위성 여럿이 관측 임무를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초소형 군집위성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이다. 중대형 위성보다 개발 기간도 짧고 개발 비용도 싸다. 위성 수명이 짧지만 고장이 나면 빠르게 제작해 다시 발사할 수도 있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초소형 군집위성은 ‘일회용품’에 비유할 수 있다”며 “중대형 위성만큼 우주 환경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내구성에 집중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제작 비용이 저렴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재사용발사체가 도입되면서 위성 발사 비용도 20분의 1 수준으로 싸진 것도 초소형 위성 개발 접근성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정부 초소형 군집위성 개발사업의 연구책임자인 이상현 KAIST 인공위성연구소 사업단장에 따르면 네온샛 개발 비용은 1기당 약 100억 원으로 비슷한 스펙의 중형 위성에 비해 20분의 1∼30분의 1에 그친다. 한 번 개발하면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듯 양산할 수 있어 제작 비용이 더욱 줄어든다.
초소형 군집위성은 시간적·공간적으로 촘촘한 관측이 가능하다. 보통 3∼4일 주기로 한 번씩 한반도 상공을 촬영했던 기존 위성과 달리 초소형 위성 11기 군집 운영 시 하루 3차례 한반도 상공을 촬영할 수 있다.
이 같은 이점으로 스페이스X의 초소형 위성 약 6000기 중 4800여 기가 군집 운영 중이다. 미국의 플래닛랩스, 막사르테크놀로지 등 우주기업도 수백 개의 초소형 위성을 띄워 지구 전체를 매시간 관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컨설트’에 따르면 2028년까지 우주에 있는 8500대의 초소형 위성 중 7000여 대가 군집으로 운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회용품이 지구에 쌓이듯 수명이 짧은 초소형 군집위성으로 인한 우주쓰레기와 우주 물체 충돌 문제 해결도 필요하다. 우리 정부가 발사하는 초소형 위성 11기도 수명이 3년에 불과하다. 2035년까지 20기를 추가 발사할 계획이다.
● “사업성과 글로벌 경쟁력 키워야”
네온샛은 한컴인스페이스, 쎄트렉아이, 컨텍 등 대부분 국내 기업들의 기술로 개발됐다. 정부가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을 뜻하는 ‘뉴 스페이스’에 맞춰 국내 우주기업의 수익 창출에 도움을 주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상대적으로 값싼 상용 부품을 사용하는 등 개발 비용을 줄이는 데 주안점을 두다 보니 위성의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현웅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해외 초소형 군집위성에 비해 관측 이미지의 해상도나 통신 성능 등의 경쟁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온샛의 관측 영상 해상도는 흑백 1m지만 미국 스타트업 스카이샛의 위성 영상 해상도는 흑백 0.5m로 높다. 해상도 1m는 가로세로 1m 크기의 물체나 공간을 영상으로 식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초소형 군집위성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정부는 일반에 촬영·배포할 수 있는 위성 영상의 최대 해상도를 1.5m로 규제한다. 네온샛이 해상도 0.8m의 영상을 찍어도 해상도를 낮춰 제공해야 한다. 이 사업단장은 “미국을 비롯한 많은 해외 위성 영상 해상도는 최대 0.3m까지 허용한다”면서 “네온샛으로 촬영한 영상이 유용하고 쓰임이 많아야 한다는 평가가 나와야 관련 기술이 발전하고 사업성도 덩달아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초소형 군집위성 |
통상적으로 무게가 100kg 이하면서 무리를 지어 서로 보완하며 동일한 임무를 수행하는 위성을 말한다. |
이채린 동아사이언스 기자 rini113@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부-의사 싸움에 등터진 간호사… “식당서 알바해 버텨”
- 尹 취임 2년 긍정평가 역대 최저… ‘하던 대로 쭉∼’은 안 된다[사설]
- ‘대법원장 낙마’ 이균용 대법관 도전… 이런 경우가 있나[사설]
- 野 위헌 논란 ‘25만 원법’ 강행… 권력 분립 마지막 나사 풀리나[사설]
- [정용관 칼럼]‘김 여사 특검’과 ‘채 상병 특검’ 중 하나만 받으라면
- [횡설수설/우경임]4년 만에 재등장한 ‘디지털 교도소’
- 냉장고에 있는 물을 마시기가 두렵다
- ‘결국 의장은 추미애’… 경쟁 후보엔 사퇴 압박도 있었다
- 尹, 채상병 특검법 21일 거부권 무게…野 “국민이 대통령을 거부할 것”
- 파라솔 날아가고 가로수 쓰러져…5월에 폭우-강풍 기승,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