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로봇계 다빈치, 유럽 AI 연구소장, 中 AI 전문가 다 온다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응답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등장한 후 세계는 본격적인 AI 시대를 맞고 있다. 거의 모든 분야에 접목되기 시작한 AI 기술은 혁신 촉매제 역할을 하며 세계의 변혁을 이끌고 있다. 동시에 영화 ‘터미네이터’ 속 세상처럼 인류를 파괴할 수 있는 무기가 될 것이란 우려도 팽배하다. 오는 22~23일 이틀간 서울 신라호텔에서 ‘초(超)불확실성 시대: 미래를 여는 혁신 리더십’을 주제로 열리는 제15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선 AI가 이끄는 변화를 조망하고 우려를 점검해줄 글로벌 전문가들이 총출동한다.
◇AI는 ‘미래의 핵무기’, 시급한 규제?
AI 학습의 근간인 ‘딥러닝’ 개념을 처음으로 고안해 ‘AI 대부’라 불리는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는 AI를 ‘핵무기’에 빗대며 기술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서둘러 규제하지 않으면 인류 사회가 통제당할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의 우려는 세계 곳곳에서 감지되기 시작했다. 아마존의 AI 채용 프로그램은 몇 차례 알고리즘 수정에도 남성 지원자 선호 경향을 해결하지 못해 폐기됐고, 마이크로소프트와 IBM의 안면 인식 기술은 어두운 피부의 여성보다 밝은 피부의 남성을 더 정확하게 식별하는 편향성을 드러내 거센 비판을 받았다. 미국과 중국은 이달 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군비 통제 회담에 AI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할 예정이다.
올해 ALC에는 이처럼 AI가 불러올 파괴적 미래를 막기 위해 글로벌 전문가들이 한데 모인다. 유엔 AI 고위급 자문기구 공동의장을 맡은 카르메 아르티가스 전 스페인 디지털·AI부 장관은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윤리적인 AI의 기준과 규범에 대해서 논의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 AI 고위급 전문가 그룹 일원인 버지니아 디그넘 스웨덴 우메오대학 AI정책연구소 소장도 연사로 나서 AI 윤리·안전 문제를 이야기한다. 디그넘 교수는 “AI를 내버려두면 브레이크와 안전벨트, 교통 규칙 없이 도로 위를 질주하는 차량처럼 사고를 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전문가로는 유창동 카이스트 AI 공정성 연구센터장과 이문태 LG AI연구원 어드밴스드 머신러닝랩 랩장이 나서 안전한 AI를 위한 기술적 해법을 찾는다. 유 교수는 2019년부터 AI 공정성 연구센터를 이끌며 AI 모델과 학습 데이터의 편향성을 분석·탐지·개선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석학이고, 이 교수는 국내 기업 최초로 AI 윤리 보고서를 발표해 주목받은 LG AI연구원에서 최신 AI 기술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AI가 불러온 로봇공학 혁신
ALC에는 AI가 초래한 로봇 분야 혁신도 다룬다. 산업용 자동화 설비로 쓰이던 로봇은 이제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협동 로봇을 거쳐, 인간 형태의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를 앞두고 있다. 인간처럼 추론하거나 스스로 생각하는 범용 인공지능(AGI)의 등장이 예견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연사로 참여하는 세계적인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캘리포니아대(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는 “AI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며 실제 로봇 개발 현장에서 적용되는 AI 기술의 실체를 소개할 예정이다. 그는 세계 최초 시각장애인용 운전 보조 시스템을 개발하고, 미국 최초로 성인 크기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는 등 다양하고 창의적인 로봇 개발로 ‘로봇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 불리는 인물이다. 국내 로봇공학 석학인 박인규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도 연사로 나선다. 센서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 ‘센서와 구동계 B(Sensors and Actuators B)’의 편집장이기도 한 그는 로봇용 전자코(후각센서)와 전자피부(촉각센서) 등에 쓰인 첨단 AI 기술을 소개한다.
미국과 함께 AI 기술 분야 양대 강국으로 꼽히면서 그 기술력과 전략은 베일에 가려져 있는 중국의 AI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중국의 대표 IT 기업 ‘바이두’에서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연구센터장을 지낸 더우더징 보스턴컨설팅그룹 중국사무소 부사장이 중국의 AI 기술과 전략을 소개한다. 이 밖에 장강경영대학원(CKGSB)의 메이단칭 금융학 교수와 종링 경제학 교수 등은 생성형 AI의 활용법과 AI가 바꿀 미래 노동시장 등 다양한 AI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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