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11] 불교의 가르침
“새들은 하루의 시작을 위하여 지저귀고/ 나는 다시 시작하자는 새들의 속삭임을 듣고 있네/ 지나간 그 무엇과 아직 있지도 않은/ 그 무엇에도 신경을 쓰지 말기를(The birds they sang at the break of day/ ”Start again”, I seem to hear them say/ Don’t dwell on what has passed away/ Or what is yet to be).”
많은 오해와 논쟁이 있었지만, 불교는 엄연히 종교다. 다만 신(神)이 아니라 법(法)을 따를 뿐이다. 나 자신에 대한 모든 집착을 해체함으로써 진정한 나를 찾아 세운다는 그 법은 서구의 지식인·예술가들에게도 굉장히 매력적으로 수용되었다. 스티브 잡스는 일본 선종에 심취했으며 불교 관련 영화에도 출연한 리처드 기어나 스티븐 시걸은 티베트 불교의 수행자다.
캐나다가 낳은 위대한 음유 시인 레너드 코언은 어린 시절부터 유대교 회당에서 공부한 리투아니아계 유대인이다. 그는 그냥 하는 말로 음유시인이 아니라 뮤지션으로 데뷔하기 이전에 이미 등단한 시인이자 소설가였고, 성경적 상상력에 의거한 많은 아름다운 가사를 썼다. 그는 1970년대에 이르러 임제종의 수행자를 자처한다. 그는 개종하지 않았고 유대교인이면서도 불교의 교리와 선을 자유롭게 받아들였다. 이런 유연함, 경계를 지우고 대립과 갈등을 초월하게 만드는 이 힘이야말로 불교의 위대한 매력이 아닐까?
코언이 환갑을 눈앞에 둔 1992년 ‘성가’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이 노래는 불교적 깨우침을 너무나 아름답게 담은 수작이다. 과거와 미래의 ‘나’에 얽매이지 말고 현재의 ‘나’를 살아가라는 것, 그리하여 코언의 상상력은 다음의 아름다운 후렴을 만들어낸다. “모든 것에는 갈라진 틈이 있기 마련이다/ 그 틈새를 통하여 반드시 빛이 들어오리니(There is a crack, a crack in everything/ That’s how the light gets in).”
석가모니의 마지막 가르침, ‘자등명법등명(自燈明法燈明)’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다시 한번 음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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